시사저널과 JTBC 등에 따르면 극우 보수단체라고 지탄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어버이연합)의 배후에 전경련과 청와대가 있다고 한다. 전경련은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선희씨 등을 통해 2014년 9월부터 넉 달 동안 어버이연합에 1억2,000만원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청와대의 모 행정관이 친정부 집회 개최를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어버이연합은 그동안 세월호 반대 집회를 열고 유가족을 모욕해 왔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 집회, 노조나 시민단체의 집회에 앞서 소위 ‘알박기’ 집회를 여는 등 극히 질이 좋지 않은 행위를 해왔다. 특히 어버이연합은 탈북 청년들을 동원하면서 위협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곤 했는데, 냉전적인 남북관계의 희생자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 그 배후에 전경련과 청와대가 있다니 사실이라면 기가 막힐 뿐이다.

탈북자들을 집회에 동원한 집단에는 퇴직경찰관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재향경우회’와 ‘엄마부대 봉사단’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JTBC는 경우회가 한 탈북단체의 계좌에 1년여 동안 2000만원 넘는 돈을 입금했으며, 한국자유총연맹은 2014년 어버이연합 관계자 개인행사에 934만원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경우회와 자유총연맹은 혈세가 지원되는 단체인데 못된 짓을 한 이들은 국민을 배신한 셈이다. 

보수 집단이 타락해도 이렇게 타락할 수가 없다. 자본과 국가권력이 돈으로 시민단체를 매수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건 민주주의 파괴 행위이다. 관제데모라니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국격을 갉아먹는 나라 망신이다. 이 정부 들어와 퇴행만 거듭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의혹의 대상이 극우 보수단체뿐만 아니라 전경련과 청와대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이 센 권력들이다. 검찰은 즉각 관련자들을 조사해 법에 따라 엄단 조치함으로써 반사회적 범죄를 발본색원할 의지를 보여야 하며, 국회도 국정감사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드러내야 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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