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約束)’이란 장래의 일을 상대방과 미리 정하여 어기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것이다. 하기에 약속이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약속을 한 사람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약속이 잘 지켜질 때 우리사회가 사람이 살맛나는 곳으로 변한다.

그런데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무슨 일을 하겠다고 기일을 잡았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날짜를 지켜야 한다. 만일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약속을 지킬 수 없으면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해서 약속한 당사자를 이해시켜야만 한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그런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일언반구도 없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한 마디로 약속이란 그저 말을 했다는 것 이외의 어떤 마음에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몰염치한 인간들의 전형을 보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약속을 천금으로 여겨야 한다.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라는 말은 한 번 뱉은 말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라는 뜻이다.

지난 4,13 총선당시 각 정당은 정당정책과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각 정당별로 그 많은 공약들을 훑어보면서 그대로만 다 이루어진다면 정말 별천지가 도래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많은 정당정과 공약들이 다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공약은 말 그대로 국민들과의 약속이다.

일자리 만들겠다. 가계부담 낮추겠다. 사교육비 대폭 줄이겠다. 주거안정을 도모하겠다. 소상공인을 응원한다.(이상 새누리)

청년을 위한 더 좋은 일자리 만들겠다. 국민통합을 위한 한국형 복지국가 만들겠다. 국민연금 혜택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 소득하위 70% 어르신들께 기초연금 30만원 차등없이 드리겠다.(이상 더민주)

국민들의 복지 부담은 줄이고 혜택은 늘인다. 청년들에게 공정한 출발을 보장한다. 어르신 빈곤제로시대를 열겠다. 사교육비와 스트레스를 줄이겠다.(국민의 당)

내 월급이 오르는 경제, 내 일자리가 좋아지는 경제. 농촌과 지방이 잘 살아야 진짜 선진국. 인권사회(여성, 다문화, 빈민, 성소수자)와 언론문화사회(이상 정의당) 등의 공약 내용이다.

이 정도가 정말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이보다 좋은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말만 들어도 정말 가슴 뿌듯해진다. 하지만 과연 이 정당정책과 공약이 얼마나 지켜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조금이라도 더 지켜지기를 바랄 뿐이다.

국회는 그렇다 치고 이 정부는 제대로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것인지 그 또한 의문이다. 수도권 6대도시 세금 8200억원을 지자체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마음대로 떡 주무르겠다고 덤벼드는 정부. 정부는 지방소비세 확대, 지방교부세율 상향 등 4조7,000억원의 지방재정을 확충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은 사라져 버리고 오히려 지방도시의 세금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이런 발상은 지방자치의 근간인 지방재정문제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만으로 주무르려고 시도하겠다는 것이며 이는 국회의 입법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국민들과의 약속은 대통령이 되었던지 정부가 되었던지, 정당과 의원이 되었던지 그들 모두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 약속을 지키라고 대통령을 선출하고 국회의원(정당 비례대표 포함)을 선출한 것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 것도 부족해 이제는 지방자치의 뿌리를 파헤치는 이런 행태는 있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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