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민정수석

현재 우병우 민정수석은 처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불거진 진경준 검사장과 김정주 넥슨코리아 회장과의 수상한 관계 의혹, 변호사 시절 구속된 홍만표와 함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도박 사건을 수임하면서 ‘몰래 변론’한 의혹, 의경인 아들의 서울경찰청 운전병으로의 특혜 이전배치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우 수석은 이러한 의혹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하면서 사퇴 여부를 일축했다. 그러나 그토록 떳떳하다면 몸담고 있는 정권에 부담을 줄 것이 아니라 직을 버리고 검찰의 조사에 정정당당하게 응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우 수석은 현직 검사장으로 구속된 진경준이 2015년 진급 심사 과정에서 넥슨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고, 126억원의 주식 대박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자기 돈으로 투자한 게 무슨 문제냐”며 범죄 혐의를 비호해 물러나야 할 이유도 충분하다.

우 수석은 자신의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을 상대로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고, 시민단체로부터는 고발을 당해 사법당국의 수사가 불가피하다. 검찰은 우 수석이 박연차 게이트 사건 당시 대검 중수부 1과장으로 주임검사를 맡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철저히 수사를 벌인 것과 같은 강도로 수사에 임해 진실을 밝힘으로써 잇따른 검찰 간부 출신 비리로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을 정도로 추락한 검찰의 명예를 되찾길 바란다.

우 수석 의혹의 핵심은 처가와 넥슨 사이의 1300억대 수상한 부동산 거래와 관련돼 있다. 김정주 회장과 친구 사이인 진경준 검사장이 넥슨과 우 수석 측 사이의 상식을 벗어난 거래 과정의 다리를 놔 주었는지, 이에 대한 대가로 진 검사장의 승진 과정과 주식 대박 의혹이 불거졌을 때 인사 검증 책임자임에도 비리를 덮어주었는지 여부가 규명돼야 할 사안이다.

5년 전 당시 판교에 신사옥을 짓고 있던 넥슨이 사옥을 짓는다는 명분으로 강남의 부동산을 매입한, 그것도 큰 도로에서 20m가량 들어간 뒷골목에 위치한 우 수석 처가 쪽의 땅(약 1020평)과 건물을 직원들조차 모르게 사들인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 거래였다.

이 거래 이후 넥슨은 강남 신사옥 건축은커녕 1년 4개월 지나 이 땅을 다시 팔면서 20억원대의 손해를 보고, 우 수석 측은 장인이 4명의 딸에게 상속한 부동산을 팔아 1326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면서 1000억원대의 상속세 납부 문제를 해결했고 거액의 가산세도 물지 않게 됐다. 우 수석은 처가의 부동산 매각과정에 관여한 적이 없고 부동산 거래 당시 10억원 가량의 중개수수료를 지급했고, 1000억원대의 상속세도 성실히 신고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우 수석의 정상 매매 해명과 달리 넥슨은 강남구청에 중개인 없이 ‘당사자 거래’로 허위 신고한 위법 혐의를 받고 있고, 부동산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다던 우 수석은 장모의 부동산 거래 현장에 동행한 것으로 드러나자 말 바꾸기를 시도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우 수석은 진 검사장과 서울대 법대 2년 선후배 사이, 진 검사장은 김정주 넥슨 회장과 친구 관계이다. 넥슨이 손해를 본 이상한 부동산 거래를 통해 우 수석 처가를 배려한 의혹과 이들 3인의 인적 연결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

검찰이 사정을 총괄하고 공직자의 인사를 검증하면서 실질적으로 검찰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의 실세 민정수석을 수사하기는 쉽지 않다. 자칫하다간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절대 절명의 위기에서 우 수석이 민정수석의 자리를 집착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최근 홍만표, 진경준 등 전 현직 검사장이 구속되고 내부의 권위주의적 조직문화로 젊은 검사가 자살하는 등 검찰은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기소독점 제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 등이 제기되는 등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누적된 상태에서 우 수석 의혹 사건조차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외부로부터의 개혁을 강제 받게 될 것임을 검찰은 명심해야 한다. 임기 말 썩은 비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친박 정부와 함께 한방에 훅 가는 몰락의 길을 택할 것인지, 살아있는 권력과 제식구 비리에 약한 관행을 타파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는 단초를 마련할 것인지, 검찰이 기로에 서 있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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