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못된 버릇이 또다시 도졌다. 방중 의원외교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인에 대해 최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매국, 친북, 분열 행위라고 예의 색깔론 공세를 편 것이다.

그러나 사드 관련 실효성도, 국익도 의심되는 상황에서 밀실 일방배치를 결정하면서 한반도를 냉전의 화약고로 만들고 국론분열을 야기한 것은 대통령 자신이다. 대통령은 우리나라 수출의 1/4을 차지하는 중국과 등을 짐으로써 야기되는 경제적 손실과 국민 삶의 위기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지려 하는가.

이 정부 하에서는 이념공세와 유신시대 때의 냉전적 사고에 입각한 대북 강경 대응만 있을 뿐 대중 국제관계나 한반도의 평화, 경제부흥과 같은 미래 비전이 전혀 없다.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배치 등 남북 군사적 대결 일변도의 무모함, 미국 사대주의, 국방비 증대, 대중국 외교 무능 등의 실정을 감추고자 사드배치 관련 의견 개진을 애국 대 매국으로 몰아 보수 세력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불순함만이 존재한다.

사드 문제를 떠나 박 대통령은 측근 청와대 수석들과 친박 핵심들의 비리의혹에 대해 먼저 제대로 조사하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KBS 세월호 보도통제를 비롯, 우병호 민정수석과 진경준간의 관계와 처가의 1300억대 부동산 거래 의혹,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윤상현·최경환의 김성회 지역구 변경 협박, 최경환의 롯데 50억 수수 의혹, 홍문종 일가의 하와이 독립운동 유적지 ‘땅장사’ 의혹, 분식회계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 추가 지원으로 막대한 혈세를 낭비한 서별관 회의 등 친박 핵심들의 의혹은 끝도 없다.

그런데도 경찰이나 검찰 등 사법기관이 이들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법치를 강조하며 민주노총 위원장을 수 년 동안 감옥에 가두고 백남기 농민을 사경에 헤매게 해놓고서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은 대한민국 법치에서 예외란 말인가. 검찰 등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민정수석이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고, 대통령이 그를 감싸고 있으니 친박 핵심들의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국정은 파탄나고 국민의 냉소만 높아질 뿐이다.

대통령과 주변 인물들은 자신들에게 향하는 의혹의 시선을 어떻게든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싶을 것이다. 이들이 정권 말로 갈수록, 또한 정권재창출이 되지 않을 경우 느끼게 될 두려움은 충분히 예상되는 바이다. 그런 측면에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왜 친박이 당권을 잡기 위해 그토록 목을 매는지, 사드를 이념과 애국 매국 논쟁의 정쟁으로 몰아가려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의 행태를 볼 때, 임기 말 대통령과 청와대, 친박 핵심들이 반민주, 반민생, 반평화, 반청렴 국정기조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산에서 고래를 발견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결국 총선에서 집권세력을 심판하고 여소야대를 만들어 준 민의를 받들어 야당을 중심으로 국민이 똘똘 뭉쳐 이들의 잘못을 바로 잡는 수밖에 없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8년의 세월이 지나오는 동안 양극화는 심화되었고, 사회지도층의 비리는 만연해졌으며, 남북관계와 민주주의를 비롯해 어느 곳 하나 망가지지 않은 곳이 없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서는 대한민국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가 없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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