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방중의원을 비난하는 새누리 초선 의원들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내 반응을 살피고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방중활동에 대한 집권세력의 반응을 보면 한심 그자체이다.

의미를 과장해 국민이 뽑은 의원을 향해 매국노, 분열주의자, 사대주의자, 철없는 행동 등이라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퍼부어댔다. 자신들만이 애국하고 야당 의원들은 중국과 손잡고 기대는 사대주의자이자 우리 국민을 위기로 모는 친북주의자로 몰고 싶은 듯하다.

김성원 등 새누리당 6인의 초선 의원들은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 나와 기자회견까지 열며 “더민주 방중 의원들이 역사에 남을 사대주의적 태도로 국회의원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며 ‘석고대죄 할 것’과 더민주에게 이들의 ‘중징계’까지 요구했다. 자신당의 안보, 경제 무능에 대해서는 꿀먹은 벙어리인 이들의 치기어린 과잉 기자회견은 이정현 대표가 당선된 이후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이 시작된 것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이다. 초선이 이성을 잃고 청와대의 돌격대, 정쟁에 동원대상으로 전락하는 듯해 뒷맛이 씁쓸하다.

초선 의원들의 철부지 기자회견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조직적으로 야당 국회의원들의 방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불순함에서 비롯된다. 8일 대통령은 자신만이 국가와 국민을 걱정하는 듯 방중에 나선 더민주 의원들을 비난하는 선동에 앞장섰으며, 청와대 홍보수석과 여러 명의 새누리당 대변인들이 뒤를 따랐다. 지상욱 대변인은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직무를 행하겠다는 선서를 중국에 갖다 바친 이들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자의적으로 규정하며 6명의 야당 의원들을 뽑아준 지역 주민들까지 모욕했다.

야당 의원들의 단순 방중 의원활동에 대해 집권세력이 총동원돼 비난하고 보수 언론이 대서특필하는 모습을 보며 이 나라 지도층의 수준에 한숨만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 특유의 독선을 사드배치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낸 바 있다. 밀실에서 배치를 일방 결정하곤 국익을 위해 무조건 따라야 하며 반대하는 측을 향해서는 매국과 분열주의의 딱지를 붙였다. 그러고선 정작 재산권과 생존권,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성주군민을 만나지도 못하고 기껏해야 자신이 해외로 나간 사이 국무총리를 보내 망신을 당하게 하고, 여론수렴을 한다며 TK의원을 청와대로 불러 “성주 내 다른 곳에 사드배치를 고려할 수 있다”며 경솔한 발언으로 사회적 혼란만 부추겼다.

국제관계와 한반도 평화는 무시된 채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는 사드배치를 섣불리 결정하면서 한국경제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무슨 권리로 한류나 중국관광객 유치, 스마트폰과 화장품, 자동차, 가전 등 한국의 주력산업에 악영향을 주면서 결과적으로 다수 국민들의 삶을 파탄시킬 정책을 안보라는 이유로 밀실에서 함부로 결정한단 말인가. 중국을 설득할 의사도, 능력도 없는 무능한 외교 실력이 비판받자 그 책임을 돌리려고 야당의 초선 의원들을 비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만 커질 뿐이다.

자신들의 안보 정책이 정당하고 자신 있다면 왜 밀실결정을 했는지, 사드가 실효성이 있는지, 대중국 관계나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편입되면서 한반도를 북·중·러와 한·미·일 신냉전의 화약고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등 검증해야 할 국가적 물음과 관련 공개적인 논쟁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 무엇이 두려워 성주 군민과 야당의 대표를 대통령이 만나지 못하고, 국회의 논의와 비준을 받지도 못한단 말인가.

야당의원들의 단순 방중의원 활동에 대한 집권세력의 과도한 공격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무능을 감추고 망국적인 이념논쟁으로 몰아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인 친박 핵심들의 위기를 벗어나려는 파렴치한 정치적 의도 외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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