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탄고등학교 2학년 11명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동아리 ‘동네 한바퀴’는 마을 공동체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모인 동아리다. 치열한 경쟁 때문에 삭막해질 대로 삭막해진 우리나라의 척박한 교육 환경 속에서 마을공동체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있다니 신기하다. 이 신기하고 놀라운 그래서 더 소중한 ‘동네 한바퀴’ 아이들을 만나 보았다.

“작년 동아리 발표대회 때 지금 고3인 선배들이 활동했던 ‘골목대장’ 동아리 활동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학교 밖의 일에 관심을 갖고 선배들이 직접 우리의 불편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서 학교 앞 사거리 횡단보도를 바꾼 게 엄청 대단해 보였거든요.”

많은 학생들이 작년 동아리 발표대회를 보면서 ‘골목대장’ 동아리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작년에 활동했던 선배들은 모두 고3이 되었고, 동아리 지도교사는 육아 휴직을 했다. 이렇게 되자 ‘골목대장’ 동아리는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매탄고 2학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서 선배들의 활동을 이어 보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동아리가 ‘동네 한바퀴’다.

“우리 동네일을 우리 힘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동아리를 만들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지 않던가. 아이들을 지원해 줄 지도교사도 때마침 등장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 볼 수 있는 기회, 자율적으로 자신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 같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지워해 주고 싶었어요.”

동아리 지도교사 최복희 선생님은 매주 월요일마다 아이들과 함께 마을 공동체 활동 이야기를 나눈다. 교사로서 해야 할 업무에 한 가지 더 얹는다는 게 엄청난 각오와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인데, 최복희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함께 하고 계셨다.

또, 이 동네한바퀴 동아리는 현재 경기도 마중물 꿈의 학교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경기도 동아리로 등록되어 있다. 마을 교육 공동체 활동 지원 사업 중 하나인 마중물 꿈의 학교 사업에 선정되면 3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는 데, ‘동네 한바퀴’ 친구들이 8월 매탄동 모꼬지 길 행사에서 동아리 활동 첫 사업을 할 계획이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인데도 저 골목에 뭐가 있는지, 이 골목에는 뭐가 있는지 잘 모르잖아요. 서로서로 알아가는 게 먼저 인 거 같아서 모꼬지 길에서 마을 지도를 그린 부채를 만드는 것 혹은 마을 지도 퍼즐 만들기 같은 걸 해 보려고 계획 중이에요.”

경찰, 상담사, 사회부 기자, 국어 선생님, 도시 공학도 등 다양한 꿈을 가진 11명의 매탄 고등학교 친구들이 만들어갈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나와 이웃 그리고 마을을 생각하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열정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함께 할 때 더 아름다운 세상의 의미를 스스로 깨우쳐 실행하고 있는 매탄고등학교 ‘동네 한바퀴’ 친구들일 펼쳐나갈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서지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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