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검찰, 조선일보 등 이 나라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세력들이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

우병우 민정수석의 각종 비리 의혹에서 출발해 지금 서로 물고 뜯고 그 과정에서 법과 상식을 벗어난 기득권 세력들의 파렴치한 민낯이 국민에게 생생하게 노출되고 있다. 집권세력의 수준이 이정도 밖에 안 되니 지금 나라꼴이 ‘이 모양 이 꼴’ 이라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우병우 민정수석은 처가 부동산 관련 넥슨코리아, 진경준 전 검사장 사이의 수상한 거래 의혹에 휩싸여 있다. 우 수석은 넥슨으로부터 주식 등 9억 5000만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진경준 전 검사장에 대한 부실 검증 의혹 외에 의경 아들의 서울경찰청 차장 운전병으로의 근무지 이동 특혜, ‘가족회사’인 ㈜정강을 이용한 탈세·횡령 의혹, 처가의 경기도 ‘화성 땅’ 차명 보유 의혹 등 거의 비리백화점 상황이다.

그러나 모든 언론과 정당이 물러나라고 하고 심지어 검찰에 의해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그는 직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아침에 검찰에서 조사받고 오후에 검찰로부터 수사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겠다는 심보로 세계토픽 감의 나라망신 짓을 벌이고 있다. 검찰을 관리하는 민정수석 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겠다는 이런 상식 이하의 태도를 어떻게 검찰 출신 청와대 고위인사가 보일 수 있는 건지, 이런 막장드라마는 이제껏 들어 본 적이 없다.

경질했어야 할 우 수석에 대해 대통령은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기 바란다”고 그를 오히려 탄압받는 의인인양 감싸고, 청와대는 우 수석을 조사한 이석수 특별감사관을 기자에게 몇 마디 교류한 내용으로 ‘국기 문란 행위’로 규정하며 검찰의 조사를 촉구했다. 사건의 본질을 전도시킨 MBC가 이 특별감사관과 기자와의 사적인 통신 내용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MBC가 입수하는 과정에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사실은 없는지에 대한 의혹도 불거졌다.

청와대의 사실상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받은 검찰은 압수수색을 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우 수석의 사무실과 주거지, 처가 차명 땅 의혹을 받고 있는 기흥CC 인근 부동산 관련 자료 확보에 대한 압수수색은 제외했다. 전·현직 검사장이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망신을 당하고도 검찰이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최고 권력의 눈치만 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친박 김진태 의원은 우 수석 의혹을 처음 보도한 조선일보 소속의 송희영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8박 9일동안 무려 2억원대의 초호화 유럽여행 접대를 받았다는 메가톤급 폭로를 터트렸다. 김 의원에 따르면 송 주필은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박수환 대표(구속)와 함께 하루 임차비용이 3천만원이 넘는 초호화 요트 ‘페레티97’와 벤츠S500 등 최고급 차량을 타고 다녔으며, 하루 숙박료만 100만원이 넘는 5성급 이상 호텔에서 숙박했으며,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꼽히는 웬트워스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겼다고 한다. 타락한 언론인 송 주필은 검찰 조사와 함께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조선일보는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 또 다른 의혹은 김진태 의원이 정보기관만이 알 수 있는 이런 내용과 관련 사진을 어떻게 입수했느냐 하는 점이다. 청와대나 검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과의 협의나 도움이 없이는 자료 확보가 불가능했다는 지적이 정치권과 언론계의 중평이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책임 있게 해명할 책임이 있고, 사법당국은 필요할 경우 조사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핵 개발하고 미사일을 쏴댄다고 안보와 국론통일을 강조하는 한편 입만 열면 경제와 민생을 외쳐대는 권력집단들이 자신들끼리 치고받으며 저질 코미디를 연출하는 것을 보면 기가차서 뭐라 할 말조차 없다. 이런 이들에게 나라를 맡겨놓은 국민만 불쌍할 뿐이다. 검찰 조사로 진실이 규명이 안되면 여소야대 국회는 특별검사를 도입해 모든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한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