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내 지상 주차장이나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집 안에서는 다른 가족들에게 피해가 되니 나와서 흡연을 하는 것인데, 그 곳을 지나갈 수밖에 없는 같은 동 주민들의 간접흡연은 생각지 않는 행동이다.

이에 대해 지난 6월 수원시청에서 펼쳐진 정책 한마당 행사 때 보건복지과에 건의를 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아파트의 경우 시에서 법령으로 규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아파트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보건복지 담당 관리자들이 우리 관할이 아니라는 답변만 하니 답답했다. 아파트 내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하고, 모범 금연단지 아파트 시상이나 금연단지 조성을 위한 공모전 등 금연 정책의 아이디어를 듣기 위해 그 자리에 나와 있는 것인데도 말이다.

더욱 화가 나는 것은 도서관 주차장에서의 흡연에 대한 관련 부서의 무책임한 행정이다. 수원의 한 도서관 흡연 구역은 임신부 및 유아 주차 구역에서 2미터 이내에 흡연구역이 설치돼 있다. 도서관 주변은 전부 금연 구역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시에 문의를 했더니 도서관 뒤는 산이고 앞은 학교라서 불가피하게 그곳에 흡연 구역을 설치하게 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게 1년 전 일이고, 이번 정책 한마당에서 또 한 번 건의했더니 그런 일이 있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다시 살펴보겠다는 답변을 들었으나 현재 3개월이 지났지만 흡연 구역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술과 담배에 관대한 문화 풍토가 있다. 얼마 전부터 흡연에 대해 실내에서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흡연은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 많이 미흡하다.

실내에서 흡연이 금지 된 이후 많은 흡연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 결과 건물만 나왔을 뿐 그 건물 앞에 거대한 흡연구역이 설정되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서울역과 같이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이는 곳을 가면 건물 입구에 흡연자들이 대규모로 모여 있어 흰 연기가 자욱하다. 실내에서만 나왔을 뿐 그곳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탁상행정, 법망 비껴가기가 아닐 수 없다.

공공장소라 함은 개인의 사적인 장소를 제외한 타인과 함께 공유하는 장소를 총칭한다. 이곳에서 개인의 흡연은 타인의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음으로 법을 떠나 개인이 스스로 삼가야 한다. 흡연이 허락 된 곳이 아닌 모든 곳은 금연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생활하는 주변은 더욱 엄격히 규제하고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건강증진법에서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 본 건물에만 금연을 규정하고 있다. 즉, 흡연이 학교 안에서는 안 되지만 학교 밖에서는 되는 것이다.

일례로 본인의 자녀가 다니는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집 건물 3미터 이내 정자에서 그 건물 상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흡연을 한다. 아이 하원을 위해 그곳을 지날 때 부딪치게 되는 흡연자들을 보면 법적인 규제를 떠나서 어떻게 어린이집 앞에서 흡연을 할 수 있는지 우리 사회 시민 의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규제만으로 흡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우리가 보호해야 할 대상을 위한 규제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 국민건강증진법에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시설물에 대한 금연만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그 주변 건물 100미터 이내로 확대하여 실시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에는 도서관과 학원 등도 포함되어야 한다.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이다. 그러나 그 선택과 자유가 다른 이에게 심각한 건강상의 피해를 끼치는 일이라면 제한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자율적이고 성숙한 민주시민 의식을 가지고 흡연을 한다면 좋겠지만 그러한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적절한 규제도 필요하다.

서지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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