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살림만 하는 주부였어요. 노후에 글을 쓸 줄 상상도 못했어요!”

시흥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IT시니어 기자단 활동을 하고 있는 이연우 씨를 만났다. 60대 노후를 그 어느 누구보다 활기차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산다. 시흥시 능곡동에서 제2의 인생이 펼쳐졌다고 말한다.

“6년전에 능곡지구로 이사 오기 전까지는 평범하게 살았답니다. 책을 학창시절부터 좋아하긴 해서 복지관 내의 도서관에서 5년전 봉사하면서 좀더 책을 많이 읽게 된 거에요. 그런데 ‘어르신 IT봉사단’에서 기자를 모집하길래 한번 도전해 보았는데 여기까지 왔어요.”

현재 5명의 ‘어르신 IT봉사단’의 기자들이 시흥시의 소식뿐 아니라 여행정보, 교육, 인물 등의 기사를 쓰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계층 간 소통을 도모하는 어르신 전문 봉사단이다. 블로그 누적 방문객이 약 30만명 정도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으로 기사에 대한 소정의 원고료와 취재비도 지원받는다.

“지금껏 저는 70건의 기사를 썼어요. 딸이 뉴욕에 살아서 일년에 2달은 그곳에 가는데, 연재 형태로 10회 정도 뉴욕 여행기도 올렸어요. 돈을 버는 일과 상관없이 글쓰기가 재미있고, 사람 사는 이야기 들으며 인터뷰도 재미있어요.”

이전에는 복지관에서 ‘해피앤파티’라는 봉사활동도 한 적 있다. 노인정에 가서 생일인 노인들께 마술 공연도 하고, 파티를 해 주는 봉사다. 3년간 재미있게 했는데 이제는 기자단 활동이 재미있어 마술 봉사는 그만두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마을 팟캐스트 방송도 운영 중이다. (팟빵에서 늠내골 이야기톡톡 검색)

“나 혼자서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겨서 좋아요. 인생의 활력을 얻게 되었죠. 얼마 전 동장님도 인터뷰 했는데 과거의 저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에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인터뷰 할 때 녹음도 하고, 사진도 찍고, 동영상 편집까지 가능하고, 글도 쓸 수 있으니 편리하단다. 복지관에서 스마트폰 사용법을 어르신들께 알려드리는 재능기부 봉사도 하고 있다. 자녀들도 노후를 즐기면서 사는 모습을 좋아한다고.

노후에 할 일이 없기에 존재감을 잃고, 외롭고 고독해진다고들 말한다. 평생 해 온 직업이 있을 경우 은퇴 후 더더욱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사람들에게 노후는 피할 수 없는 시간이다. 누구도 보장해 줄 수 없는 노후의 삶, 자신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선택이 황금열쇠가 될 수 있다. 평생 일기 한 줄 쓰지 않았던 분들도 어쩌면 글쓰기로 제2의 삶을 살 수 있을지 모른다. 이연우 씨처럼 말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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