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모금 창구 역할을 하는 ‘정경유착’의 표상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해체되어야 한다.

전경련은 현재 박근혜 대통령과 특수 관계였던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연루 의혹이 불거진 미르·K스포츠재단 800억여원 모금 비리 의혹의 직접적 당사자이다. 비리 증거를 세탁하기 위해 이사회도 열지 않은 채 두 재단을 해산하고 통합문화체육재단을 설립해 ‘권력형 비리’ 의혹을 ‘증거인멸’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몇 달 전에는 청와대가 연루된 시민단체의 외피를 쓴 극우 폭력집단 어버이연합에 뒷돈을 대 줬다는 의혹에 휩싸여 물의를 빚었다.

어디 이뿐이랴. 과거에도 전두환·노태우 쿠데타 학살 세력에게 일해재단 모금과 불법 대선비자금 제공을 비롯해 1977년 세풍사건, 2002년 불법대선자금 등 끊임없이 정치에 개입하며 사회를 어지럽혀 왔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 발전의 주요한 국면마다 ‘민주화’와 ‘시장경제’를 망가뜨리는 퇴행의 주범 역할을 해 온 셈이다.

이들이 돈으로 정치권을 매수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엄청난 돈을 쓰는 것 이상으로 정경유착으로 수백, 수천 배의 이익을 챙겨가기 때문이다. 노동법 개악이나 불법을 저지른 재벌 총수 사면, 국가사업에 대한 참여와 혜택, 법인세 인하, 자신들에게 유리한 입법화 등이 그것이다.

재벌들은 광고비로 언론을 길들이며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권과 법조계는 물론 문화계와 교육계 등 사회 모든 부문을 돈으로 장악해 타락시킨다. 몇 년 전 김용철 변호사는 재벌 1위 삼성이 어떻게 돈으로 우리 사회를 주물러 왔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한 바 있다. 한 재벌의 힘도 엄청나서 사회적 통제가 안 되는데 이들은 전경련까지 만들어 자신들의 탐욕을 관철해 나간다.

현재 1대 99의 극심한 사회양극화, 빈부격차는 이들이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경련이 존재하는 한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을 통한 내수경기 진작 및 중소기업 보호 및 육성을 통한 기술 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는 요원한 일이다. 오늘도 중소기업의 업종에 재벌들은 호시탐탐 진입을 노리고, 평생을 고생해 쌓아 온 기술을 빼앗기 위해 작전을 펴고 있을지도 모른다. 빵집과 야채가게뿐만 아니라 내일은 골목상권 어떠한 업종이 이들에 의해 침탈당할지 알 수 없다. 현재와 같이 정치권이 재벌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유착하는 한 노동자와 서민들은 노동개혁과 능력급제, 상생 경제라는 허울 좋은 외피 하에 하루하루 죽어갈 것이다.

삼성 이재용과 같이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부당하게 부를 세습하거나, 롯데와 같이 세금을 포탈하고 부자간에 전근대적인 경영권 분쟁을 저지르며 한국경제를 위협해도 처벌받지 않는 부조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으려면 전경련부터 해체해야 한다.

전경련은 설립목적으로 “자유시장경제를 창달하고 건전한 국민 경제를 발전시킨다”고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설립목적과 정확하게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 한국 사회 다수의 견해이다. 전경련은 한국의 경제와 사회 발전에 순기능보다는 주로 역기능만 할 뿐이다.

야 3당은 최근 “전경련은 정부의 대기업 모금창구로 전락했고,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로서만 존재한다. 현재의 모습은 경제단체가 아닌 정치단체”라면서 구시대 유물인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말뿐이 아니라 국민의 지지를 모아 입법으로 전경련을 해체하는 길을 모색하길 바란다. 문어발식 재벌이 전문대기업으로 변해야 시장생태계가 살아날 수 있고, 로비 이익단체로 툭하면 정경유착 비리 의혹만 낳는 전경련이 해체돼야 대한민국호에 희망이 생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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