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인 김영란법은 2011년에 제안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을 따 붙였으며 2015년 3월 3일 국회를 통과했다. 1년 6개월간 유예기간을 거친 김영란 법은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되었다. 이제 김영란 법이 시행된 지 겨우 10여일이 지났을 뿐이다.

법을 제정할 때는 항상 많은 공청회 등을 거쳐 모든 국민이 불편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김영란 법은 시행이 되기 전부터 여기저기서 말이 많더니 결국 서민들의 입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마디로 김영란 법은 서민들을 걱정해서 만든 법이기 보다는 일부 계층을 옭아매기 위한 법이 아니냐는 것이다.

“저는 대리운전을 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하루에 한 건도 대리운전을 하지 못해 빈손으로 들어가는 날이 있습니다.”

어느 대리기사의 푸념이다. 김영란 법이 시행되면서 사람들이 술자리에 대해 시범적으로 걸리는 일이 없도록 몸조심을 하고 있고, 그런 몸조심이 술자리를 피한다는 것이다. 결국 술을 마시지 않는 자가운전자들이 직접 차를 몰고 일찍 귀가하기 때문에 대리운전을 찾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영란 법을 쌍수를 들어 환영하기도 한다. 매일 술에 취해 귀가를 늦게 하는데 짜증이 난 젊은 부부들이나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집에서는 아이 아버지가 일찍 집에 들어와 가족들의 외식이 잦아지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런 면으로 보면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서민들은 김영란 법으로 인해 ‘전보다 못하다’는 평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김영란이라는 국민권익위원장이 서민의 아픔을 제대로 생각했느냐 하는 점이다. 고위계층에 있는 당사자가 서민들의 애환을 모르고 부정부패만 막는다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경제가 곤두박질을 쳤다. 물가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뛰었다. 서민들이 생각하는 물가지수는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지수와는 다르다. 늘 피부로 물가를 느끼고 살아가는 서민들과 몇 년 전의 지난 물가지표를 갖고 계산을 하는 정부와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올 여름 유난히 더웠는데도 전기요금 폭탄이 무서워 에어컨조차 제대로 틀지 못하고 산 사람들이 바로 서민이다. 그런 전기요금 폭탄으로 인한 엄청난 이익을 조금 잡았다고 해서 물가가 내려간 것은 아니다. 그런 전기요금은 애초에 불합리한 계산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성과급이다 무엇이다 해서 흥청거리고 해외로 다닐 때 한 푼이라도 아껴 써야 하는 서민들은 주머니를 쥐어짜며 아껴야 했다. 올해 공기업의 기관장 연봉 및 성과급에서 경영실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한국전력공사의 조아무개 사장이 최고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A등급은 평균 연봉의 96%를 성과급으로 받기 때문에 조 사장의 경영실적평가 성과급은 1억3471만원이다.

김영란 법을 제정하려면 먼저 이런 폐단부터 없애야 한다. 서민들의 전기요금에 누진세를 붙여 엄청난 이익을 창출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산정한 성과급까지 엄청난 금액을 받는다니 이런 나라에서 도대체 서민들의 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가? 이 나라에 서민을 위한 정책이 있기는 한 것일까? 김영란 법을 시행해가면서 고치겠다는 정부 관계자는 제일 먼저 서민을 생각하고 그들을 염두에 둔 법으로 고치기를 당부한다. 전 국민의 대다수가 서민이라는  것을 잊지말고 말이다. 언제나처럼 가진자들의 논리에만 맞는 그런 법이 아니고 말이다.

하주성 기자  rja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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