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의회에서 소신 발언으로 존재감을 나타내는 김지혜 의원을 만나보았다.

행복한 오산시를 만들기 위한 시정 철학을 ‘청렴’에 두고 있다는 김 의원은 인터뷰가 진행된 날 각종 보고서의 서류 뭉치와 씨름하고 있었다. 우리가 접하는 시의원의 모습은 보통 각종 행사장에 나가 악수나 나누는 정도였는데 그게 아니었다. 시 예산이 부당한 곳으로 흘러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눈 똑바로 뜨고 지출 항목을 조목조목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기 중엔 밤을 꼬박 새우는 날도 있다고 했다.

오산시의회는 지난달 9일 열린 임시회에서, <오산문화재단과 오산시육아종합지원센터의 비리 및 부실운영>에 대해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안을 상정, 이를 가결시켰다. 여야를 불문하고 재적의원 7명 전원 찬성으로 한목소리를 내기까지는 김지혜 의원의 노력이 숨어 있었다. 오산문화재단의 낙하산 인사와 해묵은 비리를 끈질기게 파헤친 것이 김지혜 의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만 26세의 나이로 전국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 아직도 앳된 모습의 그녀가 “보은 인사가 비리의 시작”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문화재단은 부실한 채용 시스템을 통해서 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뽑아왔다. 직원 가족이 채용되거나, 내정된 인사에게 유리하도록 ‘봐주기’ 식 문답의 면접을 실시했다.”

바로 이런 <봐주기> 식 채용시스템 때문에 “학력과 경력이 높은 지원자들이 대거 탈락되고 일가족이 채용되는 등 불합리한 인사시스템 상의 비리가 드러나게 됐다” 고 지적했다.

그럼 누구를 떨어뜨리고 대신 누구의 일가족이 채용됐는가. 이런 웃지 못 할 부당한 비리가 왜 발생하는 것이며 어디서부터 뿌리내린 것인가?

김 의원은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 당시 현직 시장의 선거캠프 관련자들에 대한 ‘보은 인사’였다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산시육아종합지원센터의 경우도 비슷하다고 했다. 인사비리 의혹과 시설 및 물품 구입에 있어 관내 특정업체에 편향되게 밀어주기 의혹, 그리고 수탁기관의 센터장이 개인적인 업무와 애·경사에 업무추진비를 지출한 회계질서 문란행위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비리가 현재의 시점에서 발생했다면 부정청탁법(일명 김영란 법)에 따라 엄하게 처벌 받았을 것”이라며 감사원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시 예산은 소수 특정인 몇몇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낸 세금은 정당한 곳에 투명하게 쓰여져야 한다. 부당한 구멍으로 빠져나는 것을 방지해야 하며, 곳간에 숨어들어 곡식을 축내는 쥐는 되도록 빨리 잡아야 한다.

바로 그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시의원들이며, 특히 김 의원처럼 소신을 굽히지 않는 밝은 눈을 가진 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 끝난 독산성 축제에 대해서 물었다.
“전년에 비해 규모도 커지고 시민들 호응도 좋아 긍정적이다.”

김 의원은 독상성 축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많은 예산을 써가며 벌이는 지방 축제라면 특화된 프로그램을 개발, 외부의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된다”며 특화된 프로그램의 개발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역의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날선 말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맹렬 여성으로 변했지만, 어려서는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는 수줍은 소녀였단다. 그녀는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해 한때 유아교육에 종사하다가 시의원이 되었다. 때문에 유아교육과 노인복지 및 장애인 복지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오산시에도 독거노인 및 장애자 등 사회적 약자가 많아요. 독거노인은 가난과 건강이 최우선 문제지만 장애인은 인권문제까지 안고 있어요.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로 시정 활동을 해나가야죠.”

김 의원이 꿈꾸는 오산에서의 의정 활동 방향은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 지역 경제 활성화, 절약하는 행정, 투명하고 혁신적인 행정, 공무원과 시민과의 중간 역할로 활발한 소통을 이루는 것 등이다.

그녀는 시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모쪼록 자신의 영달이 아닌 시민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일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오태영 기자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