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 인양이 올해 내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지난 7월에는 세월호 인양을 위해 선수들기가 성공하여 70%가 성공했다고 하는 보도를 한 바 있다. 그런데 동절기가 다가오면서 해수온도가 떨어지며 현장 상황이 악화되었다. 정부가 밝힌 선체 인양 일정이 3번이나 연기됐다. 향후 정부가 과연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을까. 아직도 바다에는 미수습된 시신 9구가 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7반이었던 고 안주현 군의 어머니를 만났다. 세월호 유가족이 된 김정해 님은 여전히 진실을 알리기 위한 크고 작은 활동에 참여한다. 직접 유가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소중하면서도 가슴 아픈 일이다.

“저는 그냥 주부였어요. 세월호 유가족 엄마 아빠들 모두 다른 부모 그렇듯 애 잘 키우며 먹고 사는 데 급급한 사람들이죠. 안산은 살기 힘든 분들 많아서 맞벌이가 많아요. 저 역시 아이들 키우는 일에만 집중했어요. 정치적 사건은 관심 없고, 다만 세월호 이전 일어났던 천안함 사건부터 조금 관심을 갖게 된 정도가 다예요. 그런데 떡 하니 우리 아이들이 사건을 당한 거죠.”

나라에서는 세월호를 정치적 논리로 몰아간다. 보상 쪽으로만 눈 돌리게 만든다. 한 나라 안에서 두 나라 국민으로 나눠버린다. 국민들은 허위사실을 여전히 진실이라고 믿는다.

“2년 전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도 팽목항에 고립되어 있었어요. TV에서 몇 백 대의 구조선과 헬기가 왔다고 보도되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어요.”

고 안주현 군에게는 현재 중3인 동생 주영이가 있다. 형이 다니던 단원고에 내년 진학한다. 동생에게 큰 울타리가 되어 주었던 형이었다. 형의 장례식 날 주영이는 급기야 머리를 벽에 박고, 지금도 정신적인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부부가 모두 활동할 수는 없어요. 둘 중 하나라도 나오면 다행이죠. 갈 곳은 많고, 활동하는 분들은 적죠. 생계문제 때문에요. 250명 유가족 중 150명이 보상 받았어요. 보상받을 당시 ‘화해각서’라는 걸 써요. 이후 진실규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서죠. 유가족이 받은 보상금은 국민성금과 배보상 관련 보험금이었어요. 정부에서 국민 성금 갖고 쥐락펴락하며 정부가 주는 거라 말해요. 다른 참사는 보상이 3년까지인데 유독 세월호만 6개월 안에 보상 문제가 끝나버렸어요. 이후 더 이상 진실규명에 관하여 문제제기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것도 우습죠.”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오로지 ‘돈’ 뿐인가 보다. 거리에서 피케팅 하거나 시위할 때도 일부 시민들은 “돈 다 받고 거리에 나와서 시위한다”고 말한다. 돈을 받으면 아픔이 씻긴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다. 김정해 씨는 일주일에 7일 가량 모두 활동하고 있다. 여전히 분향소는 매일 나가고, 일요일마다 평택 서호 추모 공원을 가고 있다. 그리고 안산시민들과 ‘안산시민공감단’을 꾸려 유가족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바램이 있다면 이렇게 말한다.

“뉴욕에는 9.11 추모공원이 있죠.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관광객들이 다시 찾아요. 세월호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팽목항, 광화문, 안산, 기억교실, 추모공원 등 참사와 관련된 곳에 사람들이 찾을 수 있게 해야죠. 안산이 이전에는 범죄의 도시였어요. 그렇다면 이제는 ‘안전의 도시’라는 이름으로 변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시민들은 오히려 추모공원을 혐오시설로 생각한다는 게 문제죠.”

평범한 주부였던 자신에게 깨달음을 주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것은 바로 고 안주현 군 때문이다. 참사가 지속되지 않기 위한 안전한 나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 그녀의 소망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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