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가족여성회관에서 그림책 교육 지도사 강의를 하고 있는 전혜진 씨는 최근에 명함에 직함이 한 줄 늘었다. 한국 그림책 문학협회 이사장으로 그림책 서평 활동과 미혼모 대안학교 수업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녀에게 ‘그림책 교육문화 공동체 The 이음’의 대표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0세부터 100세까지 볼 수 있는 게 그림책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보통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그림책 보지 말라고 하죠. 그림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해요. 영화라는 매체가 아이만 보거나 어른만 보는 게 아니라 영화에 따라 관람등급이 나뉘는 것처럼 그림책도 장르 자체가 독자를 한정 짓지는 않거든요.”

‘그림책 교육문화 공동체 The 이음’의 대표 전혜진 씨는 어른들도 그림책을 볼 수 있고 그림책이 담고 있는 매력이 얼마나 큰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공동체를 만들었다고 한다.

“미술이나 음악과 같은 예술 장르가 가지고 있는 치유의 힘이 그림책에도 있어요.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그 효과가 배가 되죠. 그래서 제가 수업하고 있는 미혼모 청소년들도 그림책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심리적 치유를 받아요. 이러한 경험은 성인들도 어떤 그림책을 보느냐에 따라 충분히 가능해요.”

공동체 ‘The 이음’은 현재 그림책 동아리를 컨설팅 및 지원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11월부터 오픈맘의 그림책 동아리와 호매실 작은 도서관의 ‘책보따리’ 독서 모임에 무료로 그림책 동아리 지원 사업을 나간다.

“혼자 책 읽으면서 정보를 습득하는 독서가 아닌 함께 읽고 소통하는 독서를 위해서 책모임이 필요해요. 특히나 그림책은 다른 책보다 독자의 상상력이 큰 역할을 하는 장르라서 함께 읽으면 정말 재밌거든요.”

“총 8주 프로그램이에요. 1~4주까지는 그림책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소개를 강의 형식으로 진행하고, 5~8주는 실제 그림책 모임을 연습 해 보는 거예요. 그 과정에 저희 The 이음 공동체 선생님들이 모임을 함께 하면서 동아리 운영 방법을 안내 해주는 거지요. 또, 출판사와도 연계해서 저희와 함께 프로그램을 한 이후에 그림책 동아리를 잘 운영하는 곳에는 매 월 그림책 한 권을 지원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어요.”

책모임을 하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는 사람들이나 단체가 있으면 그들이 모임을 자생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공동체 The 이음이 하는 일이다.

“어른이 그림책을 보는 것도 낯설고, 그림책 모임을 지원하는 것도 낯설어서인지 The 이음 공동체가 하는 일에 대해 많은 분들이 감을 잡지 못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올 연말에는 저희 공동체를 소개할 겸 수원 지역에 있는 그림책 모임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연말 파티를 계획하고 있어요. 무엇이든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엄마들의 경우 아이들 때문에라도 그림책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계기로 그림책에 입문한 엄마들이 옆집 엄마랑 함께 그림책을 보면서 육아에 지친 고통도 함께 나누고 삶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림책은 함께 하기 위한 매개체일 뿐 결국 목표는 서로 의지하고 기대는 삶의 연대에 있다. 이러한 모임들을 지원하는 공동체인 The 이음의 출발이 아직은 낯설지만 앞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정착되길 바란다.

서지은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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