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가 자신의 일을 갖게 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사는 일이다. 일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 일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일이라면 더욱 빛이 난다. 한국식문화연구원의 심현정 씨는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것이 항상 좋았다. 2012년부터 떡, 폐백음식 등을 배우기 시작, 현재는 티푸드 스타일링, 앙금플라워, 수제떡케잌, 수제청 등을 만들고 가르치는 ‘솜씨’의 대표이다.

“원래는 전화기 만드는 회사에 십 수 년 다녔죠.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처음 입사할 때 60명 넘었던 직원이 제가 그만둘 당시 5명 남짓이었답니다. 2012년부터 떡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 영역이 넓어졌어요. 처음에는 집에서 주변 지인들에게 맛보게 하려고 시작했고, 주문이 서서히 생겼답니다. 그러다가 더 이상 집에서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 2013년 공방을 오픈해 사업화 되었죠.”

폐백, 이바지 음식을 정성스럽게 만들기도 하고 생일이나 기념일에 돋보이는 케이크를 장식한다. 오징어로 봉황을 만들면서 끊임없이 자르고 오릴 때 무아지경에 빠질 정도란다. 손질부터 포장까지 정성 가득 담아 고객에게 감동을 선물하려 한다. 한번 인연 맺은 고객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개를 한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물었다.

“생강 철이라서 제가 요즘 매일 생강을 까요. 생강으로 만든 ‘편강’은 만드는 대로 품절이 되어 버릴 정도구요. 사시사철 생강을 차와 편강으로 섭취하면서 저는 몸이 따뜻해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졌어요. 최근 제철 과일로 만든 다양한 수제청도 인기에요. 특히 ‘육포’는 변함없는 인기상품이랄까요. 운동하는 아들을 위해 만들기 시작했는데 서울에서도 만드는 법을 배우러 올 정도에요. 판매하는 모든 음식은 가족들도 먹고, 저도 먹어요. 당연히 좋은 재료로 만들 수밖에 없답니다.”

먹기조차 아까울 정도의 앙금플라워 장식의 케잌은 최근 찾는 사람들도 많다. 떡 케잌에 앙금으로 인형이나 꽃 등의 조형물을 만든다. 수공예 과정이 만만치 않지만 일단 예쁘다. 기념일에 단 하나밖에 없는 케잌, 품질 좋은 쌀로 만든 떡케잌이라는 점에서 최고다. 백설기로 만든 하얀 떡케잌 위에 과일을 설탕에 조려 만든 정과로 꽃 장식을 한 것은 심플하면서 품격 있어 보인다. 수제월병, 쌀로 만든 초코파이, 도넛 설기, 쌀 카스테라 등 다양한 한식 디저트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이 한식 디저트 종류를 많이 배우려 해요. 빨리 창업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제가 몸담고 있기도 하지만 정말 손으로 무언가 하길 좋아하는 여성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일 같아요.”

자신이 하는 일을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자신감’ 때문이 아닐까. 하나의 일에 인생을 걸고 이루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빛이 난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수입도 역시 직장생활 할 때보다 훨씬 좋다. 올해 10월에 광화문에서 열린 ‘한식의 날 대축제’에 한국식문화연구원이 첫 출전했는데 큰 상도 받았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소망을 물었다.

“아들과 딸 남매를 두었는데 정말 나중에는 가족 사업으로 함께 공방과 카페 등을 연계하여 지역 명소로 만들고 싶은 꿈도 있어요. 끊임없이 나만의 영역을 창조하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아야겠죠.”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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