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은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다. 5인 이상의 발기인이 설립동의를 통하여 협동조합 신고를 하여 사업조직을 이루어나간다. ‘클린푸르름협동조합’의 김인규 이사장으로부터 사회적 약자 및 장애인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방안을 들어볼 수 있었다. 현재 클린푸르름협동조합은 수원 권선지구 소공원 5곳의 미화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2015년 경기도 베이비부머 사회적경제창업지원아카데미를 수료하게 되었어요. 경기도 남부 4개 광역시 수원, 화성, 오산, 용인이 창조 오디션을 실시했는데 3팀이 선발되었죠. 창업지원대상 상금 1000만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으로 클린푸르름협동조합의 자본금을 만들었어요.”

클린푸르름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함께하는 분들은 모두 사회적 약자들이다. 장애인, 시니어, 고엽제전우, 상이군경 등이다. 공공건물, 근린공원의 화장실과 각종 시설물 위탁관리 사업을 한다. 취약계층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 조합원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만들어진 협동조합을 통해 정작 이사장 본인은 월세도 벌지 못한다. 지역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힘들지만 이어나가고 있다.

“사실 집안에서 반대도 많아요. 남 좋은 일만 한다고. 1년간 협동조합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기존의 기득권 단체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거예요. 말로는 사회적기업이나 약자들을 우선으로 한다고 하지만 정작 행정적으로 바뀌지가 않아요. ‘클린푸르름협동조합’의 사업에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만들어 수원시 모든 행정기관에 보냈지만 연락받은 곳은 한군데도 없어요. 또한 여성 CEO의 일반 기업에는 5000만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있지만, 사회적기업에는 혜택이 없는 거예요. 불공평하죠. 그러면 누가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을 하려고 할까요? 일반 기업을 하는 게 낫죠!”

김인규 이사장은 5남 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고지식하고 가부장적인 아버지 옆에 계신 어머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자랐다. 아버지의 모습을 닮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다정다감한 딸 역할을 했는가보다. 어린 시절 영화동의 거북시장 안에서 콩나물 공장하시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콩나물시루에 물을 부어 보면 모두 사라지는 듯하다. 남은 것이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 콩나물은 쑥쑥 자라있다. 그의 삶도 마찬가지.

학창시절부터 소극적이었지만 40대 중반 이후 지역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화했다. 현재는 수원시 화장실 내부 설비 보수 시공일을 맡아 하는 사업체도 운영 중이다. 이전에는 건설사 차장까지 올랐으나 2000년대 후반 이후 독립했다. 가정을 생각하면 생업에만 충실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돌보아야 할 동네와 지역 일이 눈앞에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구운동 코오롱 아파트에서 ‘마을주민과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한마당’ 을 열었다. 수원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예산을 유치해 주민들 간의 소통과 화합의 장을 이뤄냈다. 현재 마을만들기 협의회장도 겸하고 있다. 크고 작은 동네 행사를 만들면서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작년에는 제1회 수원시민화단만들기 공모사업으로 대상을 받은 적도 있네요. 제목이 ‘정조대왕의 꿈’이라는 화단이었어요. 청룡문화제 노래자랑 나가 얼마 전에 금상도 받았고요.”

김인규 이사장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보니 ‘공모전의 달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스스로 돈복은 없지만 ‘상복’은 있다고 할 정도다. 그는 “큰 꿈은 없지만 각계각층 사람들 만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다 보면 좋은 날이 오겠죠”라며 소박한 소망을 비추었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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