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둘째 아이를 낳고 시작했어요. 이전에는 정말 운동이란 것 해본 적 없어요. 몸을 처음 써 본 게 요가였고, 이제 삶의 일부가 됐죠. 우연하게 시작된 끌림이었던 것 같아요.”

인생에 운명 같은 극적인 순간은 없다. 무계획으로 ‘그냥’ 하게 된 일이 운명이 되기도 한다. 박주영 씨는 현재 요가 지도자다. 나날이 요가가 재밌다고 말한다. 현대인은 목이나 허리의 질환이 가장 많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으로 잘못된 자세가 굳어진다. 요가는 “장애인이든 늙은 노인이든, 아픈 환자이든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과연 요가를 통해 누구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대체로 조금 해 보다 말죠. 재미없다고 쉽게 다른 운동을 찾기도 하구요. 제가 요가를 좋아한다 해서 요가가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건강을 위해 다른 방법도 많아요. 하지만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서 해 본 다음 정말 아니다 싶으면 다른 것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그녀는 요가를 한 이후 자신의 삶이 선명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약했던 허리가 더욱 튼튼해졌다. 자신의 몸에서 약한 부분을 강화시킬 때 오히려 힘의 원천이 되어 발전소처럼 에너지가 생긴다고 한다.

“스트레스 받고, 긴장하여 목과 허리가 경직되고 굳어져가요. 감각이 굳어지는 거예요. 신경계의 불이 꺼진다고 하죠. 척추에는 신경과 감정까지 연결되어 있어요. 허리와 목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활성화시키며 몸을 단련시키면 정신까지 달라져요.”

감정을 억누르며 꾹꾹 참았던 것이 우리의 몸 어딘가에 경직됨으로 남아있다. 몸의 질병은 당연히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가는 단순히 몸을 유연하게 만드는 일을 뛰어 넘어 인생의 가치를 찾는 일이다. 허리와 목을 뒤로 젖히는 ‘후굴’ 동작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만큼 가치가 있다. 오히려 약한 부위를 사용함으로써 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전에는 ‘나는 허리가 안 좋아서 후굴은 절대 하면 안돼’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시도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몸에서 사용하지 않는 곳은 점점 약해진다. 쓰지 않기 때문에 계속 필요가 없어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박주영 씨가 요가를 통해 얻은 건 뭘까. 첫 번째로 유연성과 함께 근력을 얻었다. 이는 타인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부드러운 마음과 튼튼한 자아로 연결된다. 바로 조화로운 사람으로 점차 성장해 나가게 되었다고나 할까. 두 번째는 사람에 대한 중립적인 시선이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상대방이 변화하길 바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바라보는 관점이 변했다. 마지막으로 인생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게 되었다고나 할까. 답은 누군가 제시할 수 없다. 질문을 통해 자신이 찾아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요가를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했다.

“요가에 대해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요가 한 달 한다고 질병이 치료되거나 날씬해지지 않아요. 40년, 50년 바르지 않은 자세로 살았는데 어떻게 단시간 안에 요가로 극적인 효과를 얻겠어요! 기대하지 말고 그냥 시작해보는 마음이면 됩니다.”

요가도 인생과 같다. 수학공식처럼 쉽게 답이 안 나올 수 있다. 인생은 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기회는 스스로 찾아가는 것. 요가는 단지 몸의 움직임이 아닌 정신적인 수련이다. 요가는 결국 몸에 집중하면서, 자신과 세상을 알아가는 방법이다.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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