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본을 말할 때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 라고 한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동경 하네다 공항까지 불과 1시간 반 거리.
지리상으론 가장 인접한 이웃이지만 한국인 가슴 속엔 늘 멀리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따라 서로 평화롭게 협력해야 되겠지만 아베 정권 이후 두 나라 사이는 차갑게 식어가는 것 같다.

역사적으로 쉽게 손잡을 수 없는 이유는 많다. 그 중 가장 크게 두드러진 현안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독도 영유권’ 문제이다. 일본 정부는 부산의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주한 일본 대사까지 본국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일본 시마네 현에서는 2월 22일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정부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 (다케시마란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식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오산에서도 ‘독도사랑 운동의 날’ 행사가 거행됐다.
일본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와 같은 날짜인 2월 22일 오후 1시, 오산시청 광장에서 진행됐다.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오산시민들에게 독도 사랑을 일깨우는 운동이다. 태극기를 든 100여명의 참가인원이 일본 정부에 대한 규탄성명서 낭독 및 독도 알리기 홍보에 이어, 오산 시내 가두 캠페인을 벌였다.

본 행사를 주관한 ‘오산 독도사랑 운동본부 회장 김용원 씨를 만나보았다.
그는 본 행사를 기획하게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습니다. 역사를 바로 알아야죠. 그리고 독도문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해선 안 됩니다. 독도가 왜 우리나라 영토인지 논리적인 근거를 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대응이 너무 미온적인 것 같아요.”

일본 눈치만 보는 끌려 다니기 식의 소극적인 외교 행태가 안타까워 민간차원에서 나섰다고 했다. 그리고 다부진 모습의 그는 다음과 같이 역사적 근거를 제시했다.

“1900년 10월 25일 고종황제께서 울릉도와 독도의 영유권을 명확히 하는 칙령 제 41호를 반포 했어요. 일본은 엉터리예요. 1905년 러일전쟁 당시 혼란상황에서 불법적으로 독도를 점령하고 시마네 현으로 편입시킵니다. 그 당시 우리는 힘이 없었잖아요!”

역사적으로 올라가면 그 전에도 기록은 또 발견된다. 512년 신라가 현재의 울릉도와 독도인 우산국을 신라에 복속시킨 기록이 있으며,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무릉(울릉도)과 우산(독도)이 조선 영토라는 지도와 기록이 나온다. 이토록 명백한 역사적 사실 앞에서도 계속 도발해오는 일본의 양심이 의심스럽다며, 그는 자신의 각오를 조심스럽게 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영유권 시비가 지속될 경우, 우리는 지리적·역사적·국제법적 자료에 근거하여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주장을 반박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다른 문제와 연결시켜 사회적 논란을 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아름다운 시를 쓰는 시인이기도 한 그의 독도사랑 운동은 청소년을 위한 ‘독도골든벨’ 행사로도 이어진다. 오산 관내 중·고등학생들에게 독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심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 행사는 고일영, 이한주, 후원사인 (주)교촌 F&B 국내사업부대표 이근갑 씨가 시작했으나, 2015년 1월23일 오산독도사랑운동본부가 출범하면서부터 김용원 회장이 이어받았다. 골든 벨을 울린 수상자는 직접 독도 체험의 기회가 주어지는 프로그램이다.

교육적으로 의미도 있고 학생들 호응도가 높아 오산지역뿐 아니라, 전국 규모 행사로 확장시키고 싶지만 아직은 예산과 후원단체가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며칠 있으면 일제의 만행에 맞서 독립만세를 외쳤던 3.1절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모쪼록 나라를 사랑하고 독도를 사랑하는 운동이 불꽃처럼 타오르길 기원해 본다.

오태영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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