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 청년 사업가이자 결혼한 부부로 살고 있는 기연 씨와 창민 씨. 둘의 닉네임은 ‘이상커플’이다. ‘이상하다’ 그리고 ‘이상적인’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단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취업 혹은 공무원 합격이 삶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20대의 삶을 박차고 나왔다. 현재는 ‘캐스’라는 전화영어 관련 사업을 하며 자신만의 행복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서울역의 한 카페에서 이상커플을 만나 창업을 하기까지 책 출간과 결혼에 대한 스토리까지 들어 보았다.

“온전히 당신다운 발걸음을 한 번만 내딛어보자. 온전한 당신은 그 한걸음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렇게 계속 가다 보면 당신은 남들과 완전히 다른 당신 자신이 되어 있을 것이다.”(본문 p.51)

보통 창업은 아무나 성공할 수 없는 일처럼 여겨진다. 특히 안정된 직업이 최고라고 여기는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말이다. 그러나 박기연 씨는 ‘20대 알바대신 창업하라’는 주장을 한다. 창업을 하고 결혼까지 자신의 힘으로 해내면서 이제는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1등하고 100점 맞고 하루 16시간씩 공부하고. 성적 잘 받는 게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여긴 적이 있었어요. 열심히 공부 잘 하고, 주변에서 칭찬받으면 인생을 잘 살 줄 알았죠. 대학에 들어간 후 일찍부터 행정고시 준비를 하며 공무원의 길만 생각했던 제게 창업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답니다.”

박기연 씨는 대부분의 한국 직장인들이 원치도 않는 일을 수십 년간 하면서 불행하게 사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특히 명문대생일수록 공무원, 대기업 이외의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창업은 당연히 미친 짓이다. 하지만 30년 넘게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면서 꿈, 가족, 여행, 등을 포기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답답했다.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하는 일만 하다 죽는다면 얼마나 불행할까!

“뭐든지 수익을 창출해서 내가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처음에 했던 몇 가지 사업은 당연히 잘 안됐죠. 중국의 영어학원에서 강사 일을 했는데, 약 5개월 후 바로 창업을 하게 됐어요. 외국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입학했지만 여전히 수능 영어의 한계 때문인지 영어회화를 잘 하지 못했어요. 스피킹 위주의 공부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필리핀 전화영어를 했는데 좀 더 북미권 네이티브와 영어 회화를 하고 싶었어요. 비싼 수업료 때문에 고민하다가 아예 내가 이런 것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내가 필요하면 누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사업이에요. 약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이상커플의 이야기는 현 20대의 모습과 완전히 달랐다. 발랄하고 생기 있는 얼굴 표정과 꿈을 향해 살아가는 건강함이 느껴졌다.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을 생략한 채 발리와 호주 등을 여행하면서 사업과 결혼생활도 병행했다. 출판사의 제의를 받고 발리에서 3개월 만에 쓴 원고가 『덜 일하고 더 행복하게 사는 법』이다. 캐나다전화영어 사업체를 만든 후 처음에는 한 명도 회원이 없어 대학가에 전단지도 붙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입소문을 통해서 200~300명 이상의 학생들로 자연스레 늘어났다. 이제는 홍보를 아예 하지 않는데도 회원들이 밀려 들어와 아르바이트생 1명을 고용한다. 신혼집은 사무실 용도로 겸하여 사용하고 있다. 창업에서부터 결혼까지 모두 이상커플 둘의 힘으로 온전히 이뤄내면서 보수적이었던 부모님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자신들이 걸어가는 길에 대한 확신이 주변에 전염되는가 보다.

박기연 씨는 대학마저 중퇴했다. 왜냐하면 사업하는데 대학 타이틀이 별로 필요 없다는 판단에서다. 심지어 대학교육이 앞으로 자신의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살아남는 능력을 현실에서 배우는 게 가장 큰 공부다.

“많은 10대, 20대는 대학 가면 다 해결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취직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게 함정이에요. 스스로 먹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해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결코 ‘좋은 게’ 없어요. 다른 길을 사는 게 더 편하고, 쉬운 길일 수 있어요.”

이상커플은 앞으로 창업 경험을 토대로 성인 및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창업스쿨을 만들어 가르칠 것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에 자신의 아이를 보내고 싶은 학교가 없다는 생각에 학교도 만들 생각을 했다. 이제 대학 졸업보다 창업이 대세인 시대가 되었다. 끝도 없는 스펙쌓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관심사와 재능으로 창업을 하여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그들이 보여준 길이 ‘더 행복하게 사는 법’이 아닐까?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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