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우 시장 예비후보가 이천, 여주 아울렛 실태조사와 롯데 펜타빌리지 전면 백지화를 주장했다. ⓒ박동우 사무소

“오산의 미래가 걸린 일이지만 곽상욱 시장은 너무도 준비없이 유통재벌의 사업을 돕겠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오산시는 펜타빌리지가 가져올 파장을 꼼꼼하게 계산하지 않았다. 진정 오산 시민을 위한 결정이었는지 아니면 누구를 위한 결정이었는지 묻고 싶다”

롯데 펜타빌리지 협약으로 지역 상권 몰락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동우 새정치민주연합 시장 예비후보가 ‘17일 6.4 지방선거 후보자들(시, 도의원과 시장 예비후보)과 지역 중소상공인, 언론인 등이 참여해 이천과 여주의 아울렛과 주변 지역 상가들을 직접 살펴보고 현장 조사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졸속으로 롯데 쇼핑과 맺은 펜타빌리지 협약 전면 백지화 △롯데 펜타빌리지 협약의 모든 내용 투명한 공개와 공론화를 곽 시장 측에 요구했다.

박 시장 예비후보는 9일 오전 11시 시청 물향기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펜타빌리지가 추진되면 지역상권이 붕괴되고 지역이 슬럼화되면서 건물, 토지, 아파트 가격까지 하락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 자명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곽상욱 시장과 손정환 시의원, 실무 공직자 등 6명은 이천의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과 여주 신세계 첼시 아울렛 방문을 진행했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난 여론이 들끓자 정치적 위기에 몰린 이들이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였다.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관계자의 사업 현황 설명과 입주 점포주 등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들은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은 개장 후 100일간 200만 명의 방문객과 1천200억 원의 매출이 발생됐으며, 주변 이천시 상가의 매출도 지난해 대비 8% 증가됐음을 확인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펜타빌리지 내에 조성될 명품 아울렛은 동양 최대의 명품 아울렛을 유치하는 사업이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일반 마트와 같이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쇼핑몰로 잘못 해석해 지역 상권에 피해를 주는 것처럼 주장하는 등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된다”며 “향후 1~2년에 걸쳐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 의회, 상인회, 소비자단체 등과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고 실무협의를 통해 본격적인 행정 절차를 이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지방지 언론들은 곽 시장 측의 일방적인 보도자료 내용을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그러나 복합쇼핑몰이 추진돼도 지역 상권에 피해가 없고 오히려 주변 상권의 매출이 늘었다는 주장은 현실왜곡과 여론 조작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벌 유통업체의 입점으로 주변 점포와 골목 상권이 몰락의 위기에 처했다는 그동안의 언론 보도나 일반적인 상식과는 동떨어진 내용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천, 파주, 일산, 대전, 광명, 부산, 광주 등 전국에서 재벌 유통업체와 중소상공인 간 심각한 갈등이 진행 중이다.

또한 곽 시장 측의 ‘쇼핑몰이 아니라 동양 최대의 명품 아울렛’이라는 주장은 약 4만 평의 부지에 5개의 마을로 나눠 △쇼핑몰 △아울렛 △시네마 △문화센터 △키즈 테마파크 등을 유치할 것이라고 언론에 발표한 롯데쇼핑, 경기도, 오산시가 맺은 협약을 부정하는 것이다.

복합쇼핑몰을 추진하겠다는 협약의 내용을 뒤집은 것인지, 약 4만 평, 5개의 마을에 지역 상권과 겹치지 않는 품목으로 해외 명품만 판매하겠다는 건지, 롯데쇼핑과는 합의가 된 것인지, 명품 아울렛이면 기존 상권에 타격이 없다는 것인지 곽 시장 측의 정확한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날 박 예비후보는 “복합쇼핑몰 투자협약을 맺어놓고도 복합쇼핑몰이 아니라고 한다. 지역 경제에 피해를 주지 않는 아시아 최대 명품 아울렛을 유치하는 사업이라고 외치고 있다”라면서 어제와 오늘 다르게 말하는 위선을 꼬집었다.

상생협의회 구성 등으로 지역 상권 피해를 막겠다는 곽 시장 측의 계획도 재벌 유통업체 입점 전후에 항상 나오는 얘기로 실제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현실 호도 측면이 강하다.

사전에 지역 상권에 미칠 영향이나 이해관계자와의 협의 전혀없이 일방적으로 재벌 복합쇼핑몰 추진을 선언하고선 이후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논의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자 지역의 성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로 비친다.

전국적으로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외부 방문객들이 오산으로 대규모 유입될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에서만 현재 10여 곳 이상 복합쇼핑몰이 추진 중이다. 각 지역에 재벌의 복합쇼핑몰이 늘어날수록 외부 방문객 유입설은 타당성을 잃게 된다.

박 시장 예비후보는 곽 시장 측의 복합쇼핑몰 추진과 뒷북 행정에 대해 “현재 유통재벌로부터 중소상공인들과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마다 정기휴일을 반강제적으로 지정하기까지 하는 실정이다”면서 “그럼에도 지역주민과 어떠한 의논과 협의 없이 임기 3개월을 앞두고 대형 복합쇼핑몰을 관내에 유치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고서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반성할 줄 모르는 곽 시장의 작태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박 시장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대로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지역 상공인들, 언론이 함께 이천과 여주 아울렛 주변의 지역 상가를 직접 현장 방문해 실태 조사하면 누가 진실을 말하고, 누가 거짓 주장을 하고 있는지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이천 아울렛 역시 오산처럼 해외 명품 중 이천 중심 상권과 중복되지 않는 브랜드만 취급하겠다고 지역 상권에 약속하고서 진행된 경우이다.

며칠 전 손정환 의원과 시 공무원 몇 명은 혈세 낭비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복합쇼핑몰 추진의 명분을 찾기 위해 해외로 출국했다.

이에 대해서도 박 시장 예비후보는 “해외 벤치마킹 역시 한심한 쇼라는 것이 언론을 통해 밝혀졌다. 시 담당자들이 출발 전날까지도 어디를 가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매장 운영진이나 공무원 만날 계획도 없었다. 그냥 여행사에서 몇 곳 정해준 아울렛 매장을 둘러보고 오는 것이 전부였다”면서 “시민을 너무나 가볍게 여기고 진실을 감추는 것이 지금 오산시의 현주소이다. 오산시의 행정은 지금부터라도 투명하고 떳떳해져야 한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곽 시장과 롯데 재벌 측의 펜타빌리지 효과 주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시장 예비후보는 “비정규직 2,000명의 고용 창출과 취득세 110억 원(도세), 재산세 15억 원(시세)의 세수 창출, 검증되지 않은 연 700만 명의 쇼핑인구 유입 등이 곽 시장이 말하는 펜타빌리지 추진의 이점”이라면서 “이조차도 롯데의 주장일 뿐, 신뢰할 수 없는 수치이다. 오히려 타 지역의 사례를 볼 때 자명한 것은 지역상권의 붕괴이다. 오산 중소상공인의 몰락, 지역상권의 붕괴와 바꿀 수 있는 이점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박 시장 예비후보는 “투자협약을 맺기 바로 전까지 누구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중소상인들과 시민은 물론이고 보고를 받아야 할 시의회조차 이 사실을 몰랐다가 뒤늦게 분노했다”면서 “오산은 지금 독선적인 행정, 끝까지 진실을 감추는 위선이 문제이다. 공론과 공익을 외면하고 있는 현 정권의 독선을 잘 보여주는 것이 펜타빌리지 사업이다”라며 추진과정의 음모성, 비민주성, 독단성도 문제 삼았다.

조백현 기자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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