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민경제 살리고 민주행정 하겠다는 곽 시장, 밀실 논의 후 재벌과 협약 맺어 물의를 빚고 있다. ⓒ오산시

곽상욱 시장이 11일 오전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시장은 필요하면 의회나 시민들과 협의없이 행정을 추진할 수 있다. 경기도와 롯데 간에 추진된 펜타빌리지 상황이 급박해 시장 권한으로 협약을 추진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지역 상권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수많은 시민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일인데 의견수렴 없이 측근 몇 명이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보느냐”라는 추가 질문에도 곽 시장은 “이런 걸로 논쟁하고 싶지 않다. 상대방의 주장이 사실 확인 없이 허위 주장이 많다”라며 당당했다.

“언제든지 충분히 반론권을 드릴테니 시장 측의 입장 글을 보내라”고 기자가 밝히자 “나는 선거 앞두고 낙선 운동이라고 본다”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시장이 오히려 선거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협약을 체결한 건 아닌가”라고 되묻자 “사정이 있다. 이번 건은 경기도와 협의되는 것이다”라는 궁색한 답변을 내놨다.

“항상 열린 행정, 투명행정을 주장해 왔지 않았느냐. 왜 정상적인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거치는 건데요?”라고 따지듯 목소리를 높였다.

“최소한 의회와의 협의는 있었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되묻자 “앞으로 한다니까. 사전에 협의했어야 한다는 건 조 대표의 생각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21만 시민들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중요한 협약을 체결하는데 지역 사회 누구와의 협의나 의견수렴도 없이 진행한 것에 대해 아무 문제 없다는 시장의 답변은 당혹스러웠다.

여야를 불문하고 예비후보자 대부분과 상당수 시민들이 이번 협약 과정의 절차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장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펜타빌리지 협약 건은 입만 열만 ‘민주행정’을 강조하고, ‘시민이 주인입니다’를 외쳐왔던 곽 시장의 그동안의 말에 대한 진정성을 총체적으로 의심받게 하는 사건이다.

곽 시장은 가끔씩 동사무소로, 아파트로 수많은 사람들 모이게 하고 오산시의 입장을 전달하곤 이를 찾아가는 행정, 열린 행정이라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홍보해 왔다.

그때의 경우와 시의회는 물론 소속 정당, 이해관계자와의 의견 수렴 전혀 없이 몇 명만이 밀실 논의하고 졸속 추진한 이번 협약과의 간격을 지역민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

전통시장 개장 100주년 기념 전국노래자랑 유치를 위해 오랫동안 행정력을 동원해 심혈을 기울이면서 다른 한편으론 밀실에서 전통시장을 죽일 재벌과의 펜타빌리지 협약을 논의했다는 사실과의 간격도 너무 크다.

전통시장, 문화의 거리, 운암과 궐동의 상가를 돌며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과 재벌과의 협약으로 지역 상권을 위협하는 상반된 모습에서 곽 시장의 진심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오산시 행정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는 현실에 대해 곽 시장의 책임있는 답변이 필요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곽 시장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시장이 된 후 자신에게 달콤한 소리하는 사람들 말만 듣고 쓴소리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전한다.

최근 잇따라 부하직원이 억대의 횡령 사건, 근무시간 중 경륜 도박 등을 저질러도 아무런 입장 표명이나 사과도 하지 않는 사례와 맥이 닿아 있다.

잘못에 대한 반성이나 시민에 대한 존중은 없이 축제 행사 열어 시민 모으고 웃는 얼굴로 악수하는 것이 시민과의 소통이 아니다. 시간가면 잊혀질거라며 시장 프리미엄 이용해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인지도 높이는 것이 재선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는 생각도 곤란하다.

같은 당의 최인혜 오산시장 예비후보는 “곽 시장이 갈수록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한다. 불통 행정이다”면서 “시민의 소리를 올바로 수렴하는 지방정부를 세워야 한다”라고까지 말한다.

수만 명의 시민들 생존권을 위협하는 펜타빌리지 협약은 행정의 민주성 확보라는 과제를 지역사회에 던져주고 있다.

현재 곽 시장과 오산시의 일방적인 펜타빌리지 협약으로 지역 상권 대부분의 상인들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서민, 중산층의 정당이라며 대형마트를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구 민주당 출신 시장이 재벌과 손 잡고 서민경제를 위협하기에 배신감이 더 크다.

조만간 유사 이래 처음으로 지역의 상인연합회들이 연대하여 집단행동을 표출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임기 3개월 남기고  맺은 협약으로 상인들과 서민들의 반발로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는 곽 시장은 “음모적, 독단적으로 롯데 펜타빌리지 협약을 체결해 선거에 이용하려다 제 꾀에 제가 당했다”라는 한 시민의 말을 귀담아들어야 할 듯 하다.
 

조백현 기자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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