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펜타빌리지반대추진위 소속 지역 상인들. ⓒ조백현 기자

오산펜타빌리지반대추진위(이하 펜타반대추진위, 위원장 김태을) 상인들과 박동우 새정치민주연합 오산시장예비후보, 이권재 새누리당 오산시장예비후보 등 약 40여 명이 16일 명품아울렛이 위치한 이천과 여주를 방문해 현지 상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펜타반대추진위는 오산시와 롯데, 경기도가 지난달 19일 복합쇼핑몰 추진 협약을 맺자 생존원 위기를 느낀 오산오색시장, 운암연합상가번영회, 오산1번가상가번영회, 성호로상인회, 궐동중앙상가번영회 등 지역의 상인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다.

이날 이천과 여주의 현지 상가연합회가 전한 상황은 심각했다.

상권 골목골목마다 장사가 안돼 내 놓은 빈 점포가 늘고 있다.

기존 상권을 찾던 주민들이 명품 아울렛으로 발길을 돌려 한 곳에서 원스톱 소비를 하니까 분야를 막론하고 상당수 점포 매출이 반토막 났다.

‘명품’ 아울렛이 될 것이라는 이천시의 주장만을 믿었던 상인들은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한 아울렛 매장을 바라보며 한숨만 짓는다.

조철연 이천상가연합회 회장은 “상권 매출이 50% 정도가 하락하고 주변 상점들이 문을 닫고 있다. 내 경우도 매장을 한 곳 닫았다”며 “부동산 중개업소에 가보면 아울렛이 들어온 이후 장사가 안 돼서 매장의 40% 정도가 매물로 나왔다. 특히 패션 쪽은 매장마다 고사 위기”라고 전했다.

현지 상인들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아울렛매장 입주 전까지 전국 5대 상권으로까지 꼽히며 부르는 게 값이었던 매장 권리금도 곤두박질쳤다.

첼시 아울렛이 입주해 있는 여주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 여주 상가연합회, 원욱희 도의원 등 현지 관계자들은 오산 방문단과의 면담에서 “기존 상권에 190여 개 점포가 있었는데 현재 30여 개 점포가 비어 있다. 그전에는 장사가 잘 됐는데 지금은 폐허가 됐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원욱희 도의원은 “지역 경제를 생각하면 대형 아울렛이 들어서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명품 아울렛 주변 상권 실태 조사에 나선 펜타빌리지반대추진위 상인들. ⓒ조백현 기자

이날 현장을 방문한 박동우 시장 예비후보는 “명품 아울렛을 표방하는 복합쇼핑몰이 입점한 이천과 여주의 경우 구도심 상권이 시의 주장과는 반대로 그야말로 초토화 됐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동행했던 상인 분들이 망연자실해졌다”고 느낌을 전했다.

박 예비후보는 “이천과 여주의 경우는 아울렛과 구 상권이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패닉 상태인데, 도심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오산펜타빌리지가 들어선다면 지역의 점포들이 타격받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상권이 무너지면 부동산 아파트값이 내려가고 그러면 지역 경제가 빠르게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권재 예비후보는 “오산롯데펜타빌리지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시장의 독선이다. 오산에 규모가 큰 유통이 들어서게 된다면 당연하게 지역 상권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며 “상인들의 입장에 완전히 동감한다. 지역 상권과 상인들 생존권을 지키겠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과 이천, 여주 상권을 직접 둘러본 상인들은 “위기감이 생생하게 다가온다”며 “펜타빌리지 협약을 무효화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펜타반대추진위의 한 간부는 “상인 한 사람당 권리금 수천만~수억원과 매장 시설 투자비 등 최소 수억원을 가게에 투자한다. 그런데 상가가 몰락하면 권리금조차 없어진다. 오산시가 지역의 부를 롯데 재벌에 몰아주고 있다. 플랜카드 부착, 시장·국회의원 항의 방문, 집단 시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펜타빌리지를 막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방문으로 명품아울렛 매장 유치가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던 오산시는 도덕성 논란에 휘말리게 됐다.

시는 오산펜타빌리지가 지역 경제를 고사시킬 것이라는 비난이 커지자 지난 2일 곽상욱 시장과 손정환 시의원, 시 관계자들이 이천과 여주를 방문하고 “이천 아울렛 입점 이후 주변 상권의 매출이 8% 증가했음을 확인했다”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문제는 시가 제대로 조사를 했느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이천과 여주의 상가연합회는 현지 상가 매출을 조사하는 오산시 관계자들이나 그 대리인들을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천상가연합회 관계자는 “이천시 기존 상권의 매출이 신장됐다는 근거를 어디서 받은 것이냐? 오산시 관계자들은 만나보지도 못했다. 조사도 안하고 그러한 결과를 발표했으면 사기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철연 회장은 “이곳 상인들은 생계를 위협받아서 그야말로 죽을 지경인데, 이러한 상황을 우리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한테 매출 현황을 물어 여론을 조작하면 살인행위나 다름없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 조철현 이천시상인연합회장이 명품아울렛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백현 기자

조백현 기자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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