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 붕괴 ‘일보 직전’
근 10여년 만에 우리나라 경제계가 쏟아내는 진기록들을 보고 있노라면 현기증이 날 정도다.
미국과의 ‘스와프’체결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1500p대로 급등했다. 이에 따른 펀드 파생상품의 피해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흑자도산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인하 했으니 은행들은 제 할 일을 다하라”고 하지만 살아남기에 벅찬 은행들은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결국 내린 금리는 실물경제에 물가인상 이라는 악영향을 미쳐 서민 경제는 피폭직전에 몰린 상황이 됐다. 지난 20일 코스닥지수는 950p선 마져 무너져 대부분 실물경제의 위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의 경제가 이렇게 날개 없이 추락한 것은 1997년 IMF 때 이후 처음이다. 지난 10년 동안 끝없는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이 나름대로 건실한 구조를 가졌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속절없이 무너지고만 있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말을 아끼지만 대다수가 글로벌 신용경색과 한국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라는 토를 단다. 지난해 연말 2,000p까지 오른 한국증시가 급작스럽게 추락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신용경색과 관련이 있다고 보지만 무었 보다 시장과 정부 간의 소통불화에서 원인을 찾는 이도 다수 있다.
이미 한국의 대통령이 은행들에게 원활한 대출을 위해 500조에 이르는 돈을 시중에 풀겠다고 장담 했지만 시장은 정부를 여전히 불신하고 있다.
즉 정부의 압력이나 압박보다도 자본주의 시장이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율의 충족과 리스크 감소를 위한 실탄확보에 더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과거와 상당히 다른 방향이다. 과거에는 정권이나 정부차원의 조치가 있으면 시장이 따라가는 형국을 보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난 1997~2000년도에 이르기 가지 IMF를 맞은 한국경제는 노동시장의 반발을 무릅쓰고 정부와 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이러한 경험에서 정부주도하에 움직인 시장과 은행들이 리스트를 모두 스스로 껴안게 되는 모순을 경험했으며, 지금은 그 책임을 앞으로는 지지 않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새로운 대책을 발표해도 은행들이 앞으로 발생할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한다면 시장에서 돈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이것은 지금의 현실이 됐다.
그럼에도 현 정부는 과거에 실패한 경제정책을 시장에 강요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한·미간 스와프체결로 외환위기가 진정될 것이란 효과는 단순 처방에 불과 했다. 2008년 11월 현재 증시는 900p대이며 환율은 1,500원선을 등락하고 있음을 감안한 효과적인 대책은 아직 없다.
지금 상태가 3개월 더 진행 된다면 누구나 다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부동산 버블의 붕괴다. 한국 자본의 과반 이상을 차지한 부동산 가치하락과 붕괴는 지금보다 훨씬 치명적 상처를 우리에게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곳곳에서 발표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부동산 버블의 붕괴로 10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일본의 예를 굳이 따져보지 않더라도, 그저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 시나리오지만 앞으로 우리가 격을 수 있는 경우의 수 중에 하나다.
부동산 버블 붕괴가 우리 앞에 다가올 시간은 얼마나 남아있나 정부는 예측하고 있는지, 또한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정부에게 무엇을 기대 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부동산 버블붕괴에 대한 대안이나 대책을 서둘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경만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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