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 취임 1년을 맞은 시점에서 당 지지율이 창당 이래 최고 지지율을 보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리얼미터가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의당은 10.4%의 지지율로 바른미래당(5.8%)과 민주평화당(2.9%)을 앞서며 자유한국당을 근소한 차로 위협 중이다.

심상정, 노회찬 두 스타 정치인으로 대변되는 정의당의 현실에서 이정미 대표 취임 후 당내외에서 많은 걱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초선 비례대표 출신으로 카리스마와 정치적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이 대표가 거대보수정당 속에서 과연 진보세력을 대표하며 당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었다.

그러나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 정당 득표율 8.97%로 10명의 광역 비례대표를 배출하며 이 대표 지도력에 대한 의문은 많이 사라지게 됐다. 이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취임 1년을 맞은 기자회견에서 ▲임기 안에 자유한국당을 뛰어넘어 제1야당으로의 도약할 것과 ▲집권여당이 제대로 개혁정치를 할 있도록 선명한 견제세력의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정의당의 이러한 순항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며 민생과 노동·미투·특별활동비 반납 등의 이슈에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며 자신의 정체성을 국민에게 각인시킨데 있다. 촛불혁명으로 ‘공정’과 ‘정의’라는 민의를 표출했던 대중들은 문재인정부 들어와서도 개혁입법 추진과 재벌개혁이 지지부진하고 최근 들어와서는 최저임금 인상까지 후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대안으로 정의당을 밀어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의당의 앞날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정의당 하면 노회찬, 심상정 외에 떠오르는 스타 정치인이 없고 특히 세대교체를 위한 젊은 정치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서울에서는 김종민 후보가 페미니즘 정치를 내건 녹색당 신지예 후보(1.67%)에게조차 밀리는 초라한 결과를 냈다.

또한 과거와 다른, 혹은 업그레이드 된 정의당의 대표정책이 무엇인지, 시대흐름에 맞춰 각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준비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국민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 남북 평화분위기와 이념의 쇠퇴, 지역주의의 약화에 따른 반등의 기회는 잡았지만 과연 제1야당이나 집권세력으로서 믿음을 주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한 것이다.

한국 사회가 변화하려면 보수 일변도의 정치구도가 변해서 합리적인 보수와 진보간의 대결구도가 형성돼야 한다. 사회나 정당의 선진화 여부는 진보정당이 얼마나 자리 잡아 가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25전쟁으로 야기된 보수 기득권 일변도의 현실이 최근 남북 및 북미간 정상회담의 결과로 서서히 해체돼가는 과정에서 정의당의 역할은 참으로 중요하다.

이정미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정의당의 두 자릿수 지지율에는 ‘개혁 전선에서 최후의 방어벽’과 ‘저 정당으로 진짜 내 삶을 바꿀 수도 있겠구나’라는 기대가 묻어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말에 대한 ‘실천력’과 ‘실력’, ‘책임감’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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