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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율천동의 명소 밤밭 청개구리 논을 일구며밤밭골 청개구리 김정식 대표
김소라 기자 | 승인 2018.10.10 18:51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부터 서울 상계동에서 살기 시작한 김정식 씨는 한양공고를 졸업 후 엔지니어가 됐다. 1979년도 실습을 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했고, 용접공에서부터 기아자동차 기술직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노동자로서 살아온 강인함과 성실함이 온 몸에 배인 듯하다.

“면접관이 새카맣게 기름때 묻어 있는 손을 보고 입사시켜도 되겠다고 생각했대요”라고 말하는 김정식 씨. 지금도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자신의 삶을 일구어 온 시간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긴다. 고향은 아니지만 수원에 정착한 이후 1994부터 살았다. 지독히 가난해서 이사 다니는 일이 잦았다. 단독주택 살면서 방 두칸에서 세 아이를 키우는데, 커다란 바퀴벌레가 밤마다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율전동 밤밭 청개구리 공원 앞의 뜨란채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때는 눈물나게 기쁘고 감격스러웠다.

수원 율천동은 성균관대 인근의 마을로 밤나무가 무성했던 동네다. 청개구리 논이 위치해 있는 밤밭 청개구리 공원은 지금도 개구리와 미꾸라지가 살아 있는 청정 지역이다.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밤밭청개구리 논을 일구기 시작한 것도 동네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동네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마을 만들기 사업이나 아파트 주민자치 활동도 하게 됐다. 도심 속에서 농사를 짓고, 주민들이 행복해하는 일.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750평 농사를 짓는데 모내기 하고, 풀 뽑고, 추수도 하여 수확하기까지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리고 중간 중간 다양한 축제를 기획하여 사람들과 어울리는 장을 만든다. 다들 직장인들이기 때문에 주말밖에 시간이 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 이번에도 허수아비 축제를 하면서 탈곡기 체험이나 미꾸라지 잡기 등을 했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수확한 쌀은 모두 마을의 어려운 분들이나 독거노인께 무료로 드린다. 무농약 청개구리 쌀을 지역주민들에게 나누어준다는 보람도 크다. 무엇보다도 청개구리 축제는 아이들이 농촌 생활을 체험하는 장이다.

“시골이 사라지고 모든 가족들이 도시의 아파트 생활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벼농사 체험하는 것을 처음 해 보는 경우가 대다수죠. 새끼도 직접 꼬아 보고, 탈곡기로 낱알을 터는 체험도 해요. 이게 해 보는 게 중요해요. 체험을 통해서 몸으로 경험하는 것은 삶의 유산을 전하는 일이에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엄마, 아빠, 온 가족이 함께 나와서 체험을 해 보는 시간이 좋다고 말한다. 가까운 곳에서 나들이 하듯 하루를 보내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장이 된다. 사라져가는 농촌의 문화를 마을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청개구리 논을 일구는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마을 사업으로 이루어지는 농사다 보니 100%봉사활동만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마을 만들기 사업비와 같은 보조금으로 장비도 대여하고, 구입하고, 모종을 사는 등 자원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수원시에서는 일정기간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한 다음 자립을 요구한다.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주체가 되라는 뜻이다.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축제까지 하면서 마을의 상징성을 만들어놨는데 예산이 끊긴다고 그만두기는 아깝다. 농사를 짓고 농산물을 판매하여 자립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봉사자들은 있으나 자비를 들여서 마을 사업을 이어나가기는 어려움이 크다.

“청개구리 논에 와서 농촌 체험을 하는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자부심을 느낍니다.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농사를 짓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잖아요. 책으로 알던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 교육적 효과도 커요. 어떤 방식으로든 청개구리 논을 이어나가면 좋겠네요.”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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