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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 편 - 유수부의 실무를 관할했던 이아(貳衙)를 아시나요?경기도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김희태 기자 | 승인 2019.01.03 23:19

수원의 역사를 돌아볼 때 1789년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장헌세자, 추존 장조)의 ‘현륭원’ 이전은 수원 화성이 만들어지게 되는 배경이 되었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현륭원의 천봉으로 시작된 수원 화성의 축성은 이후 도시의 격이 한 단계 더 올라가는 효과로 나타나게 되는데, 바로 1793년 유수부로 승격이 된 것이다. ‘유수부(留守府)’는 비교적 중요도가 있는 도시에 설치되었는데, 이는 조선시대에 설치된 4곳의 유수부의 위치를 보면 알 수 있다. 즉 도읍인 한양을 중심으로, 강화와 개성, 수원, 광주에 각각 유수부가 설치된 것을 보면, 옛 도읍지처럼 중요도가 있는 도시이거나 방어를 위한 군사적인 목적에서 설치된 것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수원 화성. 현륭원의 천봉이 만들어 낸 나비효과로 신도시 수원 화성과 유수부로의 승격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유수부의 최고 책임자가 바로 ‘유수(留守)’인데, 보통 유수는 문관일 경우 정2품 이상의 고위 관리가 임명이 되고, 무관일 경우 반드시 ‘특지’가 있어야 할 만큼 비중이 있는 자리였다. 초대 유수로 임명된 번암 체제공의 경우 당시 정승 급의 관리였다는 점은 수원의 위상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유수는 ‘비변사제조’와 ‘장용외사(=총리사)’, ‘행궁정리사’ 등을 겸직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긴다. 정 2품 이상의 고위 관리였던 이들이 과연 직접적인 실무를 봤을까? 당장 체재공의 사례만 봐도 초대 유수이기는 했지만, 정승이었기에 수원에 있는 날보다 한양에 머무는 날이 더 많았다. 그렇다면 유수부의 실무는 누가 책임을 졌던 것일까?

■ 유수부의 군무(軍務)가 이루어진 이아를 아시나요?

1793년 수원이 유수부로 승격이 되면서 이아(貳衙)가 설치되었다. 이아는 유수를 보좌해 유수부의 실무를 책임지는 담당자로, 종 5품의 ‘판관(判官)’이 임명되었다. 이아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감영이 있는 곳의 군아”라는 의미로, 전국적으로 봐도 이아가 설치된 사례는 많지 않다. 그 만큼 수원의 위상과 규모가 컸음을 짐작해볼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뎡니의궤’에서 볼 수 있는 이아의 전경. 102칸의 규모로 정 5품의 수원 판관이 집무를 보던 관청이다. (사진 제공=수원화성박물관)

어떻게 보면 유수부의 실제 업무와 활동이 있었던 장소로, 이아의 건립 시기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알 수 있다. 기록상 이아가 지어진 것은 1793년으로, 이 해에 8월 18일 절충장군 안처윤 등 8명이 재물을 희사했기에 오위장과 변장을 지급했다는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최근 공개된 ‘뎡니의궤’를 보면 화성행궁을 중심으로 남동쪽에 이아가 그려져 있는데, 이아의 외형은 크게 화청관과 축리당, 서리청, 수첩청 등으로 이루어졌다. 전체 크기는 102칸이 넘는 크기로,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지난 2015년 발굴조사를 통해 이아 터가 확인된 ‘밀알성도그리스도교교회’
이아 터에 세워진 표석
화성전기. 내부에는 나지막한 언덕이 있는데, 정조와 관련한 이야기가 전한다.

지난 2015년 밀알성도그리스도교회 주차장의 발굴조사를 통해 이아의 옛터가 확인되기도 했으며, 교회를 기준으로 ‘화성전기’ 구간까지 이아 터로 추정되고 있다. 한때 크고 화려했을 이아는 ‘경술국치’ 이후 재판소와 법원 용도로 활용이 되었고, 1956년부터 1972년까지 수원법원과 검찰청의 청사로 사용되었다. 이후 지금처럼 주택이 들어서며, 지금은 이아의 형태를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는 옛 기록과 그림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아(貳衙)’지만, 수원의 역사에 있어 의미가 있는 공간인 점은 분명하다. 지금은 골목길 사이로 변해버린 수원의 모습을 상징하지만, 그럼에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수원의 역사적 현장이라는 점에서 화성행궁을 방문할 때 함께 방문해보실 것을 권해드린다.

김희태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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