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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찾는 인문학, 어렵지 않아요”[인터뷰] 박소영 리얼인문학 대표
이소영 기자 | 승인 2019.03.13 12:55

“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들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주인공 그레고리우스는 책에서 읽은 이 문장 하나 때문에, 리스본행을 결정한다. 그는 자신에게 익숙한 모든 것을 버리고, 낯선 땅을 향해 운명의 주사위를 던진다.

박소영 리얼인문학 대표는 충동적인 ‘인생 여행’을 떠난 소설 속 그레고리우스 마냥, 내면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기도 하다.

“법대를 졸업해 외국계기업에서 일할 때였어요. 생계를 떠나 경제적으로 자유롭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어요. ‘독서’와 ‘여행’이라는 키워드가 남더라고요. 사실 독서와 여행으로 일을 찾기란 불가능해보였죠. 그러다 우연히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고전 읽는 모임서 활동한 내용을 SNS에 올리다보니 기회가 닿았어요. 여행 역시 강의 자료를 위해 갔는데, 이제는 여행과 독서가 제 일이 되었어요.”

박 대표는 ‘인문학’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점, 진짜 ‘인문학’을 알려주기 위해 여러 강의 현장을 다닌다. 회사명 역시 그 바람을 담아 ‘리얼 인문학’이라 지었다. 그가 말하는 인문학의 범주와 범위는 의외로 간단하다. 즉, 사람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

“인문학은 문사철이라고 일컫죠. 문학, 역사, 철학 분야를 다뤄요. 역사는 인류의 모든 일들의 기록물이라고 할 수 있고, 문학은 사랑과 죽음 등 인간에게 가장 밀접한 주제를 다루죠. 철학 역시 ‘나는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이고요. 이렇게 사람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과 사유 모든 것이 인문학이 될 수 있어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부모가 되어서 내 아이에게 어떻게 이런 성격이 생겼을까, 내 배우자의 가치관은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것도 전부 인문학이에요.”

여행을 좋아하는 박 대표는 ‘인문학 여행 시리즈’ 강의에 애착이 많다. 여행에 필요한 ‘돈’과 ‘시간’을 투자한 만큼 반응도 좋다. 박 대표는 KBS ‘여유만만’ 등 다양한 곳에서 강연을 진행했으며, 네이버 오디오클립 ‘리얼 인문학 여행’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죠. 여행이 권태라면 누가 여행을 가겠어요. 알지 못하는 곳에 대한 이유 없는 호기심과 사랑, 그게 바로 하루키가 말했던 ‘먼 북소리’를 울리는 원인이 되겠지요. 여행을 좋아한다면 용기는 필요 없어요. 내 속에서 ‘떠나라’고 하는 그 북소리가 저절로 울리니까요. 사실 저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해서 외국 가기 전에 준비를 정말 많이 해요. 제가 준비하는 과정 보시면 아마 ‘저런 여행이라면 나는 안가겠다’하면서 질리실 거예요. 반면에 강의할 때 수면위로 드러나는 것은 단순히 외국의 멋진 풍경과 예술가들의 드라마틱한 스토리이기 때문에 강의를 듣고 저를 부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럴 땐 이런 고생스럽고 괴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고백해야 하는 건지 고민도 해요(웃음).”

인문학 교육업체 대표의 일상은 일반인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박 대표는 ‘일상의 자신’은 평범할 뿐이라고 말했다.

“평소엔 도서관과 운동 말고는 사생활이 없어요. 저는 거의 일에 헌신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젊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너무 많이 놀아서인지 지금 오히려 만족하고 있어요. 강의가 없는 날엔 도서관에서 더 깊은 지식을 더 가볍게 전달하기 위해서 매일 책을 보고요. 그 외에 다른 분 강의를 찾아보거나, 혼자 영화나 공연을 많이 봐요. 강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할 때 영화나 공연이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그러나 박 대표의 평범한 일상에서 조금 다른 면모가 보였다. 바로 삶을 대하고, 조우하고, 살아가는 태도였다.

“저는 특히 작가들, 예술가의 삶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들의 삶속에서 위안을 많이 받거든요. 저 같으면 1분1초도 버티지 못했을 것 같은 상황 속에서 그 괴로움들을 보석으로 바꿔놓은 사람들이야말로 예술가라고 생각하거든요. 인문학과 예술은 심리와 감정을 베이스로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분명히 어느 부분에서 공감을 이끌어내게 돼요. 그 때 받는 위로는 레벨이 다른 위로에요. 실제 많은 사람들이 ‘난 왜 이럴까’라는 우울함을 지니고 살아가요. 여기에 쐐기를 박는 것이 남과의 비교지요. 특히 SNS가 일상이 되면서 주변 삶뿐만 아니라 생전 알지 못하는 남의 삶까지 들여다보며 자기와 비교하고 침울해 해요. 이럴 때 인문학을 하면서 책 속의 주인공들, 혹은 철학들을 만나면,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나 잘 살고 있구나’하는 위로를 받을 수 있어요. 인문학을 하다보면 삶엔 정답이 없다는 것을 더 절실히 알게 됩니다. 지금 정답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깨달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박 대표의 올해 계획은 ‘여행’과 ‘인문학’을 접목한 책을 내는 것이다. 그동안 머릿속으로 구상했던 것들을 피드백 해 결과물로 만들어 내고 싶다는 것.

“작년 내내 정말 많은 업체와 미팅을 했어요.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이 많은데 올해는 그 프로젝트들이 예쁘게 꽃을 피웠으면 좋겠네요.”

이소영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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