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수원 향교로의 부활을 꿈꾸며
김소라 기자 | 승인 2020.02.02 09:13

가끔씩 오래 전 살았던 동네를 찾아갔을 때 놀랄 때가 있다. 20년 전 거리가 예전 모습 그대로이거나 30년 된 식당이 아직도 영업을 하는 모습을 볼 때 말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열심히 찾아다니는 이유는 뭘까. 옛 모습을 간직한 거리를 걸으면서 옛 것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기쁨이라고나 할까.

팔달산 남쪽 수원중앙도서관 아래, 팔달구 보건소 옆에 수원향교가 있다. 도청 입구 오른쪽 일방통행 도로로 들어가 매산초등학교를 지나서 왼편에 있다. 팔달문 방향에서 가다가 중동사거리에서 오른쪽 골목길로 들어가다 보면 왼쪽의 옛 부국원 건물, 오른쪽의 대한성공회 수원교동교회를 지나 오른쪽에 홍살문과 하마비가 보이는데 그 안에 수원향교가 있다.

수원향교 가는 길에는 대한성공회 수원교동교회가 있다. 영국 캔터베리에서 우리나라 초대 주교로 부임한 요한 주교가 1904년에 세운 기독교 전파 초기의 교회이다. 1908년 신명학교와 진명유치원을 설립해 선교의 횃불을 들고 수원지역 개화기 교육에 앞장선 현장이기도 하다. 또한 성공회 교회 앞에는 수원시 향토유적 제19호인 옛 부국원 건물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농업과 관련된 종자, 비료 등을 판매했던 회사로 근대유적이기도 하다.

수원 향교로는 팔달문의 중동사거리에서 수원역까지 이어지는 옛 길이다.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90년대 초 중반까지도 활성화된 길이었다. 정조대왕도 이 길을 걸으면서 향교에서 예를 갖추었다는 기록도 있다.

“내 아버지의 릉을 옮길 만큼, 내가 좋아하는 고장인 수원에 오니 기분이 좋구나. 내가 향교에 왔으니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느냐.”

“전하. 대성전에 예를 갖추셔야 하옵니다.”

이처럼 역사와 전통을 가진 향교로는 2000년대 들어 쇠락해졌다. 도시의 운명은 흥망성쇠를 반복한다. 길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모이면서 거리가 활력을 띠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지면서 유령도시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수원 향교로의 부흥을 기대해 볼 만하지 않을까.

경기도청 인근 도시재생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사업으로 옛 길을 복원하고, 문화를 창조해나가는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한다. 오랜만에 향교로를 걸으면서 새롭게 바뀐 장소에 대해 놀라움을 느끼고, 옛 장소가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에 감격했다. 향교로에 있는 30년 된 춘천메밀막국수 집을 오랜만에 갔더니 아직도 옛 맛을 그리워하면서 찾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허름한 간판과 이정표가 그대로여서 혹시나 장사를 하지 않는 것 아닌가 했으나,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장작을 때는 난로통이 놓여 있어서 안심했다.

우린 새롭고 현대적인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과거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마음도 크다. 나이가 들수록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을 떠올린다. 변화하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말이다. 수원 향교로는 앞으로 또 다른 핫 플레이스가 될 것 같다. 오래 전 삶의 흔적을 간직한 골목을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걷고, 보고, 느끼는 감성 충만한 나들이 장소가 되지 않을까.

김소라 기자  sora7712@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소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6310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 966(조원동)  |  대표전화 : 010 5414 6723  |  팩스 : 031)373-8445  |   등록번호 : 경기, 아51402
등록일 : 2016.08.09  |  발행인 : 조백현  |  편집인 : 조백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백현 대표   |  이메일 : mail@newstower.co.kr
Copyright © 2020 뉴스타워.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