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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등재한다던 독산성과 주변, 산업단지로 변해 가는 중?
조백현 기자 | 승인 2020.03.29 13:36

오산시와 지역의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하려 하고 있고, 또한 지난해에는 문화재청장까지 참석한 학술발굴조사 현장에서 삼국시대 성곽을 최초 확인하면서 지역사회에 큰 화재가 됐던 사적 제140호 오산 독산성과 세마대지 주변이 무분별한 공장건립 등 난개발로 거의 산업단지 수준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 독산성과 그 주변 환경에 대한 시 차원의 시급한 보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3월 28일 확인 결과, 독산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도로에서부터 독산성 주변의 곳곳에, 심지어 독산성 밑 주민이 사는 제1종 주거지역인 마을 안쪽까지 공장이 속속 들어차고 있어 이곳이 문화재 보호구역 주변인지, 산업단지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주거지역에 공장을 짓고 있는 현장을 기자가 사진 찍으려 하자 공사 현장 관계자는 “누구냐. 어디서 왔냐. 무엇 때문에 사진을 찍느냐”며 지속적으로 묻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독산성 주변에 아파트와 건축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특히 코로나19 국면을 맞아 시민 감시의 눈길이 덜한 분위기를 이용한 것인지 트럭과 중장비가 분주히 움직이면서 공장 건설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었다. 문화재 5백미터 안쪽 법이 금지한 곳을 빼고는 독산성 주변 대부분에 공장이 들어차고 있는 중이다. 독산성 턱 밑까지 공장이 치고 들어와 이대로 두면 산성까지 점령할 태세다. 공장 임대 매매 표지판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오산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유산은 부산동에 있었던 전통문화의 산실 경기재인청과 삼국시대 백제 당시 지어졌으며 조선시대 수도의 방어막 역할을 했던 독산성이라고 할 수 있다. 독산성이 지닌 역사문화적 중요성 때문에 일부 학자와 정치권 및 오산시에서는 그동안 정조문화와 엮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의 등재를 추진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와 삼국시대 성곽 발견이라는 정치적 홍보와는 달리 그동안 시와 국회의원 시도의원 등 지역의 정치권에서는 독산성과 그 주변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제정이나 제대로 된 관리 없이 방치해 왔고, 현재는 독산성 주변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난개발로 훼손된 상태이다. 유네스코 등재는커녕 오산이 지닌 빛나는 역사문화유산 가운데 하나가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안타까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독산성 주변에서 조그만 카페를 운영하는 한 시민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독산성이 망가졌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돼버렸다. 독산성 주변에 산성박물관과 독산성예술촌 조성 등을 통해 독산성 복원과 함께 이를 문화상품화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길 바랐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답답할 뿐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초 지역 환경단체의 한 간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산성 세마대 녹지 축의 자락에서 고목들이 잘려나가는 것을 보고 “신체의 일부가 잘려 나가는 것 같다. 아프고 답답하다”면서 “도시기본계획에는 기본계획이 없다. 건축업자들만 신났다. 상위법 타령만 하는 행정부서”라고 오산시를 비판하고 경고음을 울렸지만 관계기관 누구하나 이를 귀담아 듣지 않고 방치하다가 작금의 사태를 초래했다.

4.15 총선 국면을 맞아 지역의 국회의원 후보들은 또다시 지역의 역사문화유산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독산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곽상욱 오산시장 등 정치인들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독산성을 중심으로 한류 문화 관광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독산성 현장에서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소속 정당의 안민석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후보들이 공동으로 협력하여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곽 시장뿐만 아니라 시도의원 후보 대부분은 당선됐다.

독산성과 주변이 난개발로 신음하고, 이로 인해 위기에 처한 ‘독산성을 중심으로 한 문화도시 건설’ 계획에 대해 이들 정치인과 관리 책임이 있는 오산시는 시급히 입장 표명과 함께 대처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백현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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