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10일 경기재인청보존회 주최로 진행한 학술회의(경기도, 경기문화재단, 오산문화재단 후원)에서 문화재청 전 현직 문화재 위원들의 재인청의 역사와 그 문화예술, 경기도당굿과 이용우 가계가 지닌 역사적, 사회적 의미 및 오산과의 연관성에 대한 논문과 공개적인 발언이 터져 나왔고, 그 결과가 자료집, 영상, 언론보도 등으로 남아 많은 시민들이 알게 되었다. 시 차원의 재인청 사업을 추진할 명분과 의미를 더욱 강화시킨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학술회의 당시 대한민국에서 전통연희 최고 전문가 중의 한분이신 고려대의 전경욱 교수는 재인청 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산에서 재인청 축제를 신설하면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극 주장하였고, 문화재청 전 현직 문화재 위원들이 공감을 표한 바 있다. 또한 경기대의 김헌선 교수는 재인청 박물관이 만들어지면 자신이 갖고 있는 재인청과 이용우 가계 관련 자료를 내놓을 것이며,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지하다시피 재인청과 그 예술은 경기도의 가장 빛나는 문화유산 중 하나이자 대한민국의 문화정체성을 대표할 수 있는 놀라운 문화유산이다.

판소리, 악기연주, (경기)도당굿, 줄타기, 발탈, 남사당놀이 중 땅재주와 접시돌리기, 도살풀이, 태평무, 승무, 진도다시래기 등 재인청 예술의 상당수는 이미 국가 및 시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국민과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있고, 미래에는 그 가능성이 더욱 활짝 피게 될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이다. 향후 한류의 진정한 중심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재인청 복원과 그 예술의 발전을 위한 사업은 문화유산이나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자산이 별로 없는 오산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향후 수백억 원의 국·도비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고, 재인청 복원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인지하고 있는 문화재청과 경기도 문화재 위원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다. 사회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재인청 사업이 참으로 의미 있고,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현재 오산시의 현실을 보면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다. 오산에서 권력의 정점에 있고, 오산의 정치와 행정을 좌지우지 하는 위치에 있는 국회 문광위원장 출신 5선의 안민석 의원이 재인청 사업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시 차원의 재인청 사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시 차원의 재인청 사업은 상당한 정도가 준비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몇 년에 걸쳐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학술적으로 검증하고, 시민조직이 만들어져서 활발히 활동하고, 또한 많은 시민들이 해당 내용을 인지하게 된 것은 다른 사업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놀라운 사례이다. 관이나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밀어붙이는 위로부터의 사업과는 다른 시민이 그 필요성을 자각해서 오랜 기간 자발적으로 준비하고 여건을 형성해 온 아래로부터의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오산시는 지역사회에서 시민의 자발적 활동으로 이루어진 그동안의 성과를 받아서 진행하기만 하면 된다. 곽상욱 오산시장도 재인청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지난해 재인청 다큐 영상에서 재인청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재인청 축제를 할 의지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도 있다.

안민석 의원만 재인청 사업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면 몇 년 안에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 안 의원이 나서지 않으니 시도의원이 움직이지 않고 시 차원에서 재인청 사업이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 내외의 많은 시민들이 응원하고 있고, 대한민국이나 오산시를 위해 사회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사업이 국회 문광위원장 출신에 의해 이렇게 막혀 있으니 참으로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해 오산시와 안민석 의원 측은 각각 재인청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재인청과 그 예술에 대해 알아보고, 오산시 및 이용우 가계와의 연관성 등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 시와 안 의원 측은 연구결과에 따라 재인청 사업에 대한 판단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민석 의원 측이 문화재청을 통해 고려대 전경욱 교수에게 의뢰된 연구용역은 12월 중순 긍정적인 내용의 최종 결과가 나와 재인청 사업의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오산시에서 오산문화원을 통해 의뢰한 연구용역도 재인청과 경기도당굿, 이용우 가계에 대한 의미 있는 결과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산시와 안민석 의원은 더 이상 시 차원의 재인청 사업을 거부할 명분도 없고, 지체할 이유도 없다.

오산문화원과 문화재청에서 진행됐던 재인청 연구용역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알리고, 시 차원의 재인청 사업에 대한 계획과 목표, 추진 의지 등에 대해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안민석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경기재인청보존회 및 시민들에게 “문화재청의 「재인청 연희 활성화 및 콘텐츠 개발을 위한 조사연구」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연구결과를 반영하여 오산시 의회와 조례 제정도 적극 협의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복원과 활용 방향(전시관, 공연장, 축제 등)에 대해서도 경기재인청보존회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몇 차례에 걸쳐 본인은 문화재청 연구 결과에 따라 재인청 사업에 대한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었다.

오산시 역시 재인청 연구용역을 추진하면서 그 결과에 따라 이용우 생가터 복원 등 시 차원의 재인청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안민석 의원과 오산시는 시민과 한 자신들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문화재청과 오산문화원에서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 것으로 확인 된 바, 특히 안민석 의원은 재인청 관련 오산시의회 차원의 조례 제정과 재인청의 구체적인 복원과 활용 방향(축제, 전시관, 공연장 등)에 대해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 또한 오산시는 이용우 생가터 복원 및 재인청 축제 모색(코로나 상황을 봐가며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 학생과 시민에 대한 재인청 예술 교육 등 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적극 나서 주기를 바란다.

오산 발전의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사업이고, 경기도와 나아가 국가적으로도 문화 관련, 또한 향후 한류 발전에서도 중요한 사업인데, 국회 문광위원장 출신이자 수도권 내리 5선의 힘을 가진 국회의원 한명 때문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가 막힌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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