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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현 표석과 정조 능행길경기도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서
김희태 기자 | 승인 2023.02.25 12:27

작년 정조 능행길의 자료 조사차 한동민 관장(수원화성박물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지현 표석의 발견 소식을 접했다. 발견 일자는 2022년 4월 3일로, 지지대비 인근에 있는 지지힐 카페에서 확인되어 현재 수원화성박물관의 수장고로 옮겨진 상태다. 표석의 전면에는 ‘지지현(遲;峴)’이 새겨져 있는데, 지지대비 계단에 첨입된 ‘지지대(遲:臺)’처럼 앞 글자와 같음을 보여주는 생략 표시가 되어있다.

지지현 표석. 사진 제공 = 수원화성박물관

해당 표석의 발견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데, 우선 <화성지>와 <수원군읍지>에 따르면 왕이 거동했던 필로(蹕路) 위에 18개의 표석(지지현, 괴목정교, 여의교, 만석거, 대유평, 영화역, 관길야, 매교, 상유천, 하유천, 황교, 옹봉, 대황교, 능원소화소, 유첨현, 안녕리, 유근교, 만년제)과 11개의 장승이 세워졌다. 이 중 기존에 확인된 표석은 수원시 3개(괴목정교, 상유천, 하유천)과 화성시 2개(안녕리, 만년제) 등 총 5기였으나 이번에 지지현 표석이 발견됨에 따라 수원시 소재 표석이 1개 더 늘어 총 6개로 확인된 것이다.

지지대(遲遲臺)
계단에 첨입된 지지대(遲:臺)
지지대비

위의 기록을 보면 지지현(遲遲峴)이 광주(현 의왕)의 경계에 있으며, 고개 위에 표석과 장승을 세웠음을 알 수 있다. 실제 <화성전도> 6폭과 12폭 병풍을 보면 지지대 방향으로 표석과 장승이 확인되고 있다. 지지현은 본래 사근현(沙斤峴)으로 불렸으나, 정조의 을묘년(1796) 원행 때 미륵현(彌勒峴)을 거쳐 지지현으로 명칭의 변경이 이루어졌다. 지지현을 기준으로 10보 거리에 지지대(遲遲臺)가 있는데, <화성전도> 6폭 병풍과 <화성행행도: 시흥환어행렬도>에는 단(壇) 형태로 그려져 있다. 반면 지지대비가 건립(1807)된 이후의 그림과 지도에서는 전각으로 표시가 되는데, <화성전도> 12폭 병풍과 <수원부지도>가 대표적이다.

■ 정조 능행길에 대한 관심 필요해

지지현 표석의 출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막연하게 표석들이 어딘가에는 있어 발견되겠지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실물이 확인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인 정조 능행차 행사는 이제 수원을 넘어서 능행길이 지나는 서울, 경기권 축제로 탈바꿈했고, 매년 성대히 개최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조 능행길의 상징적인 흔적이 바로 이들 표석인 것이다. 때문에 지지현 표석의 발견을 계기로, 정조 능행길의 활용 방안과 보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안내문의 오류. 이번 기회에 수정이 필요하다.
황계마을 입구에 복원된 장승

가령 지지현 표석의 발견으로 기존 표석에 세워진 안내문의 수정이 불가피한데, 이번 기회에 기존에 오류라고 지적된 내용과 함께 수정해야 한다. 실제 <화성지>와 <수원군읍지>를 보면 필로 위에 18개의 표석과 11기의 장승을 세웠음을 알 수 있는데, 일부 안내문의 경우 16개의 표석으로 잘못 기록하고 있거나, 설명 오류가 확인된다. 또한 추정 위치에 표석과 장승을 세우고, 고유의 이정표 같은 것도 고민해 볼 지점이다. 한편, 지지현 표석의 추정 위치에 실물 혹은 복제 표석을 설치하고, 기존 ‘화성 관련 표석 일괄(수원시 향토유적 제16호)’ 포함을 시키는 방식으로 문화재 지정 역시 필요하다.

김희태 기자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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